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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어 인 런던]⑧비운의 스타 긱스의 '위대한 도전'


[이성필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2회, FA컵 4회, 칼링컵(리그컵)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커뮤니티실드 8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회 우승의 경력을 가진 선수는 누구일까?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많은 우승컵을 수집한 이는 맨체스트 유나이티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라이언 긱스(39)다. 긱스는 맨유 소속으로 최고의 기량과 성적을 냈다. 프리미어리그 20주년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되는 등 대외적인 명성도 높다.

그런데 웨일스의 카디프 출생인 그가 잉글랜드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대표팀 경력까지 추가해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에서도 무수한 기록을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영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몇몇 매체는 그를 두고 "웨일스에서 태어난 것은 신의 실수다"라며 안타까워했을 정도다.

유럽에서 웨일스는 약팀으로 꼽힌다.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이 열리는 동안 긱스는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웨일스 대표팀 멤버로 64경기나 뛰었지만 메이저대회 출전 소원을 이루지 못했고 2007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아쉬움 속 맨유 경기에 충실하며 세월을 보내던 긱스에게 기회가 왔다. 런던올림픽에 나서는 영국 단일팀(Team GB) 18명의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 영국 올림픽팀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이 크레이크 벨라미(33, 리버풀) 마이카 리차즈(24, 맨시티)와 함께 긱스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 축구협회로 나눠져 있다. 이 때문에 국가 단위로 출전해야 하는 올림픽에는 1960년 로마 올림픽부터 불참했다. 그런데 1948년 이후 6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만큼 축구도 출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고 결국 단일팀 구성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긱스는 191명에서 80명으로 줄인 영국 대표팀 2차 예비명단에서 탈락했지만 경험이 풍부한 노장 와일드카드의 필요성으로 데이비드 베컴(37, LA 갤럭시)을 밀어내고 최종 승선에 성공했다. 웨일스 대표가 아니면 국가대표로 뛰지 않겠다던 그도 단일팀이라는 명분에 대표 선발을 받아들이며 의욕을 보였다.

최종 선발된 그에게 피어스 감독은 '주장'을 맡겼다. 긱스로선 일종의 마지막 봉사를 하게 된 셈이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는 위대한 무대에서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게 될 것이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긱스도 "처음이자 마지막인 새로운 도전이다. 웨일스가 아니면 뛰지 않겠다는 내 신념을 꺾을 정도로 큰 유혹이었다.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라고 올림픽에 나서는 떨리는 마음을 표현했다.

영국 단일팀은 오는 20일 브라질과 최종 평가전을 치르는 것으로 올림픽 본선 준비를 마친다. 이후 A조 일정에 따라 세네갈(26일), 아랍에미리트연합(29일), 우루과이(8월 1일)와 조 예선 경기를 치른다. 왼발의 마법사 긱스의 숙성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영국이 8강에 오른다면 경우에 따라 B조의 한국과 4강 진출을 놓고 겨룰 수도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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