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IT서비스 30년] IT 전문 인력 창출의 요람이 되다


비전공자도 IT전문가로 키워내는 교육 시스템 개발 운영

[구윤희기자]'사람이 중요하다'

국가나 기업이나 큰 꿈을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인재'다.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이고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길러내는 것은 기업의 미래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IT강국으로 자리잡은 배경에도 'IT 전문 인력의 육성'이 있다. 높은 교육열 못지 않게 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여 IT전문 인력을 길러낸 덕에 'IT코리아'도 태동할 수 있었다.

많은 분야가 그렇겠지만 IT서비스는 특히 고급 인력 확보가 절실한 실정.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 창출 방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정보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IT인프라를 구축 관리해야 하는 산업의 속성상 IT서비스 기업들에게 있어 숙련된 IT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선결 과제이자 필수 과업이다.

SK C&C 리더십혁신팀 김민환 과장은 "IT서비스가 갖고 있는 것은 사람밖에 없다"면서 "사람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분야라 지속적으로 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고용자 수를 나타내는 고용계수를 측정한 결과 2008년 기준 IT서비스 분야가 6.2로 나타나 제조업(0.6)의 10배, 통신(2.5)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전문 인력 확보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력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IT 전문 교육을 잘 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력 수준과 사업 역량이 거의 일치하는 분야이다 보니 기업간 인력 유치 경쟁도 뜨겁고 보유한 인재를 고급 인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 또한 높다"고 IT서비스 업계를 설명했다.

그는 "채용 당시의 인력 수준도 중요하지만 채용 후 이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IT서비스의 진정한 경쟁력"이라면서 "대부분의 IT서비스 기업들은 사내 교육 프로젝트를 수립해 직원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 CNS의 임직원 1인당 연평균 교육일수는 29일이며 삼성SDS 직원 1인당 연평균 교육시간은 130시간, SK C&C 100시간에 달한다. 포스코ICT와 롯데정보통신은 직원 개인당 무려 150시간의 교육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교육과정 수료 후엔 '나도 IT전문가'

LG CNS의 기술 대학원은 IT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교육만 이수하면 IT 전문가로 육성해 내는 성공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대해 LG CNS 관계자는 "IT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의 내용과 과정이 체계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이론 뿐 아니라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같이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기술대학원은 기술교육, 경영교육, 온라인 교육 등 LG CNS의 모든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다.

1987년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설립한 교육센터가 지난 1994년 과학기술부 인정을 받아 기술대학원으로 확대 개편됐으며 지금까지 LG CNS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오고 있다.

LG CNS는 지속적으로 '전공불문' 채용을 실시해 기본적인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체 교육 제도를 통해 IT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하는 경우 8주 정도 집중적인 전문가교육(Value Creation Course)을 거치게 된다.

또 부장 직급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위원(Principal)'을 선발한다. 회사 성격상 임직원의 90% 이상이 IT서비스 인력이기 때문에 본인이 담당하는 사업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 직원에게 이 직함을 부여해 그 영역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시스템이다. LG CNS는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구조 설계 분야 등에서 19명의 전문위원을 두고 있다.

SK C&C는 개인별 맞춤형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기업 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SK 밸류 교육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직군별 직무역량 교육 ▲핵심인재 양성을 위한 하이 포텐셜 교육 ▲글로벌 인력 육성을 위한 글로벌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직군제는 전 구성원을 직무의 큰 묶음 단위인 직군으로 나눠 각 직군 직무 수행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제시해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형식이다. 직군 최고 등급인 '퍼스트 그레이드'에 선정된 사람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 인정 받아 별도의 수당을 받게 된다.

또 각각 직군에 따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본인이 설정한 커리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교육과 선택교육, 자격증 취득 과정 등을 이수하게 된다. 자격증 필요도에 따라 등급을 구분해 교육비를 지원한다.

SK C&C 관계자는 "매년 평균 300여개 이상의 사내외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직원 1인당 평균 100여시간의 교육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외부 근무자가 많은 점을 감안해 온라인 교육 등도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2005년부터 사내 교육체계 수립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이를 진행해 온 케이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의 사내 인력개발체계를 구축해 역량별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그에 부합하는 교육제도들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그룹 계열사 정보화 교육을 통해 컴퓨터를 다루는 전 직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전사적 차원의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IT 기술 접목 및 열린 교육 등 진화 돋보여

IT서비스 기업들은 고급 인재로 육성하는 탄탄한 과정 덕분에 보다 창의적이고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학력이나 나이를 불문하고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발굴해 기존 시스템에서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에스젠 클럽'이 대표적이다. 에스젠 클럽은 기존 인턴 혹은 공채 방식과는 달리 사업기획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재를 선발해 육성시킨 뒤 채용까지 연계하는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지원 가능 자격도 만15세에서 25세까지 확대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학과나 나이에 관계 없이 교육하겠다는 뜻을 보여준다.

삼성SDS 관계자는 "매년 50~60명의 에스젠 클럽 멤버를 선발할 예정이고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2년 동안 지속해 멤버십 종료 후 취업을 희망하는 인력은 우선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창업을 원할 경우에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사내 교육캠퍼스인 멀티캠퍼스를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 모바일 교육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론칭하기도 했다. 교육용 앱 '모비런' 서비스를 시작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직원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경영, 외국어, IT 분야 등 200여개 과정이 오픈돼 있으며 연말까지 1천300개 과정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S 교육사업팀 류원경 상무는 "모비런 서비스 오픈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회사의 강의를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과정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과정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SK C&C 역시 선발방식 변화를 선언하고 학력과 전공 등 '스펙' 중심의 기존 채용방식에서 탈피한 실무형 인재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인턴십 프로그램 'IT 프론티어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이 프로그램은 6개월 간 전문 IT 교육 및 실제 프로젝트 투입 등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SK C&C 인력개발팀 김한성 팀장은 "직군별로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커리어 패스 관리는 물론 SK C&C의 기업 경쟁력 향상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외부 근무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온라인 교육과 온라인 멘토링, 독서통신 등 다양한 교육방법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이 회사 특징이다.

포스코ICT는 창의력을 강조한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학점 이수제도를 포함해 각 조직별로 독서 토론회를 개최하고 팀장과 사업부장의 경우 격주로 인문학 강좌에 참석하는 등 지식경영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포스코ICT는 직원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 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면서 "학점 이수제도에 따라 사원 및 대리급은 10학점, 중간 관리자급은 8학점, 리더들의 경우 6학점 정도를 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학점은 승진시 포인트로 적용되고 각 직급 필수 학점을 이수해야 승진이 가능해 직원들의 교육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판교 신사옥 내부에 창의력 향상을 위한 북카페 등을 마련해 학습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해외진출에도 숙련된 'IT전문가' 한 몫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IT서비스 기업들에게 글로벌 인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지역의 사업발굴과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에 해외 거점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이 직접 현지 채용 설명회에 나서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LG CNS는 2020년에 전채 매출 중 해외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비전 달성을 위해 '트라이앵글전략'으로 불리는 세 가지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상태다.

국내 신입사원 공채에 글로벌 분야를 신설하고, 해외 현지에서 신입사원을 선발하며 현 임직원 중 선발된 IT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사업 전문가 집중육성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인력 중 해외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투철한 업무전문가를 뽑아 집중어학과정, 글로벌 비즈니스 스킬, 해외사업 관리까지 집중 교육을 실시해 향후 글로벌 프로젝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단기적인 경력사원 채용이 아니라 비영어권을 중심으로 현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을 갖춘 신입사원을 본사가 직접 채용해 국내 인재들과 마찬가지로 IT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글로벌 인재를 직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SDS의 경우 삼성그룹에서 시행하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 제도는 매년 각국에 직원을 파견해 현지 분위기를 배우는 1년짜리 코스다. 현지 문화와 관련 산업 현황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IT서비스 분야의 고급 인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IT코리아를 이어가는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고급 인력의 보고인 이 분야에서 IT코리아의 새 동력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SK C&C는 해외 현지에서 인력을 공수하는 케이스다. 올해 초 미국 뉴욕 현지에서 글로벌 인력채용을 진행해 30여명의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이는 상반기 선발 인력 180명의 18% 수준이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등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두 차례씩 글로벌 인력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글로벌 역량 향상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등 다양한 글로벌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PT스킬 과정, 글로벌 문서 작성, 글로벌 협상 과정 등 해외 사업 관련 인력들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글로벌 교육과정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해외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롯데정보통신도 인재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글로벌 과정을 운영 중이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어학능력 향상을 위한 글로벌 스쿨과 국가 전문가(Country Expert) 과정, 지역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과정 등이 포함된다.

또 개인별 연간교육계획에 의거한 직무필수과정이나 사원부터 임원까지 직급별 핵심 필요역량 개발을 위한 계층별 차별화 교육, 상위 30% 인력을 집중 육성하는 핵심인재교육 등도 롯데정보통신 인재육성 프로그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업들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SK C&C 리더십혁신팀 김민환 과장은 "공장에 기름칠을 하듯 사람을 지속적으로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 IT서비스"라면서 "IT 강국 답게 관련 우수 인력을 많이 생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구윤희기자 yuni@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IT서비스 30년] IT 전문 인력 창출의 요람이 되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