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영의 IT생각]정치인들의 트위터,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트위터를 하는 정치인들이란 뜻의 신조어 폴리터(Politter). 트위터가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도구이다 보니, 정치인들도 의외로 이 맛에 빠져드는 것 같다.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Politter가 되어가고 있는데, IT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사용행태를 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때로는 지지자의 심리와 언론의 태도에 따라서 실제와는 다르게 전해지는 사례도 있어 보인다. 9월 27일을 기준으로 유명 정치인들의 트위터를 살펴 보았다.

Politter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트윗을 하는 사람은 박근혜 의원이다. 박의원이 지금까지 트윗에 남긴 것은 고작 55건. 그런데도 트위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트윗 1뉴스가 될 정도로 화제를 몰고 왔다. 덕분에 팔로워 수는 4만5천여명. 55개의 트윗으로 4만이 넘는 회원을 모았으니, 효율은 최고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가 소통을 강화하는 이유", "온라인 광폭행보" 등의 기사제목은 좀 과장된 것이 사실. 겨우 트윗 55개로 이런 찬사에 가까운 언론 조명을 받는 것은 언론의 호들갑이거나, 높은 대중적 인기도 탓일 거다. 신비주의 트위터라고 해야 할까? 특이한 것은 트위터의 자기 소개. "박근혜의원입니다"라고 소개를 해놨다. 자기가 쓴 게 아니라, 아마 보좌관이 붙여놓은 듯.

이와 정반대로 가장 많은 트윗을 날리고 있는 사람은 민주당의 정동영 의원. 그는 열혈 매니아라고 할 정도로 6,961개의 트윗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팔로워수는 2만을 좀 넘었다. 효율로 치자면 가장 비효율적이다. 7천개 가까운 트윗으로 겨우 2만명을 모았으니, 박근혜의원과 비교해 보면 초라할 정도다.

그러나, 그 성실성 하나는 눈으로 직접 보여준 셈이다. 대단한 정성이거나 아니면 무작정 날리고 보는 탓일 거다. 정동영의원의 트윗을 분석해 보면 재미있게도 주로 야간에 보낸 트윗이 상당히 많다. 야간 수다형이라고 해야 하나? 12시를 넘긴 시간에도 트윗 통계가 많이 잡힌다.

팔로워들을 배경화면으로 화려하게 깔아놓은 트윗 홈페이지도 눈길을 끈다. 더구나, 정동영의원은 페이스북도 열심이다. 정성에 비해, 반응은 상대적으로 썰렁하다.

온라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시민 전의원은 어떨까? 유시민 전의원은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는 선택 집중형이다. 259개의 트윗으로 10만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박근혜 의원보다 트윗수는 많지만, 박의원은 7월에 시작했고, 유 전의원은 1월에 시작했으니, 별로 안하는 셈이다. 트윗 초기에 트위터 사용법을 수영에 비유해서 '뜨고 싶은데 뜨지 않는다'고 했더니, 수많은 팔로워들이 사용법을 가르쳐주거나, 격려를 해주면서 '띄워'줬다.

2010년 1월 15일 트위터를 시작한 그는 단연 얼리 어답터라고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유시민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때보다 천호선 후보의 보궐선거를 지원했던 7월에 트윗수가 훨씬 많다는 것. 본인 선거때 보다, 다른 사람 돕는데 트윗을 더 쓴 셈.

요즘 지지율이 급상승해서 9%를 넘었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오로지형이다. 그가 쓴 트윗터 프로그램은 오로지 '파랑새'뿐이다. 다른 Politter들이 웹이나 twtkr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번갈아 사용하는데 반해, 김지사는 오로지 '파랑새'만 쓴다.

'파랑새'에 애정이 있는 것인지, 다른 것은 쓸 줄 몰라서인지 알 수 없다. 현장 행정을 중시하는 그는 트윗에서도 끊임없이, 어디를 방문했는지, 어느 행사가 있었는지를 ‘중계’하다시피 한다. 그래서 웹에서 접속한 트윗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거기다가 현직 지사라서 그런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트위터를 시작한 2월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꾸준히 쓴다. 트윗량이 거의 일정하다. '뚜벅이'형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 1,499건의 트윗을 날려서 1만2천여명의 팔로워를 두었다.

지난번 아놀드 슈와르제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방문했을 때는 네티즌들이 두 사람의 덩치를 비교하는 댓글로 한참 논쟁을 하기도 했다. 아놀드 슈와르제네거 주지사 덩치에 의외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밀리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미국방문중에도 트윗을 날리고 있다.

가장 많은 트윗과 함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다. 7,754건의 트윗으로 8만1천명을 모았다. 맞팔도 열심히 하고, 댓글도 열심히 단다. 맨션맵도 탄탄해서 6개의 주요라인이 모두 2차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정보확산이 좋은 구조다.

반대로 트윗을 만들어 놓고도 거의 안쓰는 경우도 있다. 정몽준 의원은 29건에 불과하고 손학규의원은 22건에 불과하다. 오세훈 시장은 자치단체장으로서 책임과 시간 때문에 트위터를 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같은 자치단체장으로서 트위터를 쓰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정치인의 숙명 때문에 결국 정치인의 트위터도 끊임없이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의 트위터를 살펴보고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소통의 노력도 없는 정치인 보다는 그래도 한 줄 한 줄 독수리 정성을 들이는 정치인이 더 좋다. 팔로워 수 적어도 꾸준히 댓글 달고 성실한 정치인이 당연히 더 좋다.

비서가 다 알아서 해주던 옛날 정치인들 권세는 지나갔다. 트위터와 IT기술이 정치인들을 더 열심히 일 시키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노력하는 정치인들의 땀냄새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트위터가 아니었으면, 언제 유권자가 이런 호사를 누려 보았으리.

/임문영 미디어전략 컨설턴트 seerl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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