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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담긴 국산명품 장비를 만든다"


[벤처중기 e기업-7]주성엔지니어링

박막형(Thin Film)·결정형(C-Si) 태양전지장비, PECVD, SDCVD, HDPCVD, Dry Etcher…….

암호처럼 생소한 이 용어들은 각종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태양전지 분야 핵심 장비들의 이름이다. 코스닥 투자자라면 회사 뿐 아니라 장비 이름들도 들어봤을 테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둘 다 생소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대표적인 산업.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는 메모리 반도체, 대형 TFT-LCD에서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실상 내막을 뜯어 보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는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심하다.

반도체 설비투자시 일본으로 수입되는 비중은 62%며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국산화율은 50% 수준에 그친다. 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히 여겨 최근 2017년까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 및 부품 연구개발에 약 5천억원을 투자하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부품소재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주성은 ▲박막형(Thin Film) 태양전지장비 ▲결정형(C-Si) 태양전지장비와 ▲LCD용 PECVD(플라즈마화학증착장치) ▲반도체 전공정용 SDCVD(공간분할화학증착장치) ▲HDPCVD(고밀도플라즈마증착장치) ▲Dry Etcher(건식식각장치) 등 다양한 제품을 한국과 세계에 공급한다.

지난해 1천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2005년 이후 6년 연속 '벤처 1천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치 산업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CVD(화학증착장치)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 현재 관련 분야 국내 1위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특히 TFT-LCD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인 LCD용 PECVD의 국내 유일 생산업체로 1999년 TFT-LCD용 PECVD장비 개발을 시작하여, 2002년 국내 최초로 PECVD의 개발 및 양산 공급에 성공 그리고 2005년 세계 최초로 8세대 장비를 개발했다.

과거에 PECVD 제품은 미국의 거대 장비업체가 독점하고 있었고 가격은 대당 10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독보적인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패널업체에 5~8세대용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대만 및 중국 TFT-LCD 관련업체로의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핵심공정 제품의 국산화라는 성과 말고도 세계 선두의 기술력을 자랑한 사례로 꼽힌다.

태양전지 양산장치 공급도 활발, 중국 강소성 난통시에 위치하고 있는 존(ZONE) PV사에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장치를 공급했다. 2009년 12월부터 양산이 시작돼, 세계 최고 품질의 박막형 태양전지가 중국 양산라인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에서 200억원 이상의 태양전지 장비의 공급계약을 체결 하기도 하였으며, 지난 4월에는 중국 최대 전력발전회사에 태양전지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규모는 주성의 단일공급계약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566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의 철학은 뚜렷하다. 1995년 회사 설립 이래,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에 있어서 '창조적 명품'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회사를 이끌어 왔다.

황 대표는 "혼을 담아야 명품 벤처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애플 스티브 잡스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소비자와 만나 제품을 내놓아야 '명품'이 생산되는데 우리 대기업의 현주소가 그렇지 않다는 것.

주성은 그동안 1천500여가지 특허를 취득하며 '기술'에 대한 집착을 보여왔다. 주요 거래선이 끊겨 연매출이 200억원대로 떨어진 2002년에도 900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연구개발비를 50억원에서 55억원으로 확충했다. 2008년에는 R&D(연구개발) 비중이 매출의 30%를 차지했을 정도.

인재 영입에도 열심이다. 지난 달에는 미국 펜타곤 테크놀로지(Pentagon Technologies) 아시아 지역 책임자였던 피터 얀(Peter C. Yan) 씨를 해외 고객지원 총괄 부사장으로, 지난 달에는 미국 플라즈마 소시즈(Plasma Sources)의 대표이사 함무영 박사를 엔지니어링 총괄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주성의 신성장 동력은 LED다. LED(발광다이오드)용 MOCVD(유기금속화학증착장치)의 공급을 눈앞에 두고 있어 고객 및 제품뿐만 아니라 산업군 다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에서 'LED MOCVD 장비 국산화 과제 사업자'로 선정되어, 지금까지 100% 수입에 의존해 온 LED 제조 핵심장비인 MOCVD의 국산화를 이루려고 한다.

주성의 MOCVD 장비는 해외 업체 장비보다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 수량을 크게 늘려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돼 국내 LED칩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 "진정한 R&D 기업"…주성 이성미 IR팀장

이성미 팀장은 "주성이 가장 좋은 점은 성장성과 잠재성이 가장 크다는 점"이라며 회사 자랑에 여념이 없다. 특히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르고 사업을 전망하는 대로 바로 추진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이 팀장은 "(황)사장님은 우리나라에 진정 R&D를 하는 회사가 진정 없다고 말하는데 진정한 의미의 R&D를 하는 곳은 우리 밖에 없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R&D는 2008년에는 전체의 30%에 육박한 적도 있다. 기술로 먹고 사는 회사인 만큼 R&D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한다고. R&D는 바로 회사의 오늘과 내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팀장은 "지금 굉장히 큰 점프를 준비하고 있다. 비즈니스 섹터가 작년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세 가지였는데 내년부터 LED, OLED에서 매출이 크게 나올 것"이라며 "한 가지만 좋은 것도 복인데 다섯 가지 팩터가 다 좋은 사이클을 타게 되니까 회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주성은 최근 LG전자에 태양광 장비 99억원 수주를 받았다. 대기업에서 국산 장비를 쓴 것은 첫 사례. 반도체 장비 국산화로 처음 시작했지만 점점 국산화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LCD, 태양광에 이어 최근에는 LED 장비 부문에서도 미국, 독일 쪽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팀장은 "직원이 현재 총 620명인데, 여직원이 적은 편이라 여직원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애교 섞인 불만(?)을 표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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