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동파의 술꾼일기]지성이면 감천이라


술꾼동파... 강호를 떠돌며 쏘주 퍼 마신지 어언 30여 성상..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어느날.

하늘이 감복하여 소주를 한 박스 하사하심에...

-야 이 xx놈아. 너 입금한다고 약속한지가 벌써 언제냐!!!!.

-사장님. 이틀 후엔 꼭 입금합니다.

-너.. 그 이틀이 벌써 한달이 넘었어!! 이젠 네말 안 믿으니까 당장 물건 갖고튀어와.

-거..몇 푼 안되는 거 가지고 너무 그러지 마십쇼.

-야이 새꺄. 몇 푼 안되는 돈 왜 안 주는데?.

-이틀 후에 꼭 입금하니까 .. 아~ 손님 왔네요. 끊습니다. 딸깍~

그 새끼는 똑같은 얘기 열 번도 넘는다. 이틀 후에 절대로 돈은 들어오지 않는다. 씩씩거리며 얼음녹차 한 잔을 마신다.

그러다가 전화가 왔다.

-동파님이십니까.

-그런데요. 누구신지..

-진로 영업부 박** 과장입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오후에 저희 영업부 직원이 방문할 껍니다.

-왜요?-아~ 별건 아니구요. 그냥 작은 선물하나 드리려구요.

-그렇습니까. 뭐 어쨌든 고맙습니다.

오후.

진로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젊은 직원이 소주 한 박스와 고급스럽게 생긴 5년 숙성 80주년 기념 한정판 '진로' 한 병을 가지고 왔다. 오오.. 어머니. 기뻐해주세요. 맨날 어머니 속만 썩이던 이 아들이 드디어 해냈습니다. ( 註: 십 몇 년 전 15살 위인 큰형이 진로의 이런 선물을 두어 번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정말 부러웠다. 한집안에서 두 명씩이나 이런 선물 받은 .. 집구석 있으면 나와보라 -_-참... 이런 것도 자랑인지 뭔지 -_-;;; )

그 어느 날과 똑같이 피곤한 하루의 전쟁을 끝내고 술꾼들과 한잔하고 집에 오던 중.

-형님. 접니다.

-누구냐.

-씨가예요.

-어~ 이놈 오랜만이다. 잘하고 있지?-예. 형님.

-웬일이냐?.

-저..4월 30일 결혼합니다.

-그래? 축하한다. 이놈아. 드디어 결혼하는구나.

-그래서 말씀인데요.. 형님이 주례좀 봐주세요.

헉~! 그 놈은 물론 깊이 생각하고 하는 말이겠지만.. 아직 연륜이 부족한내게는 참으로 심각한 말이다. 내가 벌써 주례를 볼 위치인가...

-아니다. 난 아직 아냐.

-형님이 주례 안 봐주시면 그냥 주례 없이 결혼식 할겁니다.

아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

......

결국.

주례를 보기로 했다.

팔팔한 청춘. 동파가 주례를 본다. 지나가던 뭐가 .. 웃을지도 모르겠다.

오늘.

부산의 모질라님과 일미집(감자탕집)에서 한잔했다.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다가..강남 유명식당에 고추가루만 전문으로 납품하시는 손사장님을 만났다. 475회원이면서.. 고추가루의 전문가.

이런 분들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3일 후 강남 무슨 동의 '통오징어찜'을 안내해 주신단다. 술꾼에겐 더 이상 반가울 수가 없다. 손사장님. 갑자기 수첩을 꺼내며 싸인을 해달란다. 황당하고 겸연쩍고 부끄럽고 고맙고 이상 야릇한 .. 기분으로 정성껏 싸인을 해드렸다.

모질라님을 서울역으로 바래다 드리고 집으로 왔다. 올 해 들어 ..

안 해보던 별 일, 별 짓 다하며 산다.

/이성부(피플475(http://w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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