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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산책 - 27] 실전 투자 전략 (7) - 투자가 (investor) 의 주식 고르기


 

30여년전 오토바이에 미친 한 미국 청년이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폭주

족' 이라고 부를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주중에는 열심히 회사를 다니며 돈

을 모았고, 주말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신나는 인생을 즐겼다.

직장을 다닌지 몇년 후 어느 정도 돈이 모이자 어릴 적부터 꿈에도 그리던

세계 최고의 명품 '헐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한 대 구입한다. 평생 원하

던 오토바이를 몰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 그는 직장 일을 더욱

열심히 해 금방 많은 돈을 모으게 된다.

그는 직장 일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마침내 월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 투자

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리 미리 조금씩 증권 투자를 계속 해

나가면, 50대 이전에 은퇴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었기 때문

이다. 50대 이전에 은퇴, 그리고 헐리 데이비슨을 마음대로 타고 다니며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

드디어 이를 실천에 옮기기로 하고 한 증권 회사 브로커를 처음 만난 그가

던진 말은 "주식 투자는 전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오토바이 타는

것에만 신경이 팔려서요. 그러니 주식 전문가인 브로커께서 좋은 주식 좀

골라 주시면 그대로 사 두겠습니다."

지금 이 사람, 아직도 은퇴하지 못하고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30여년전

에 증권 브로커 말을 듣고 투자했던 회사 주식 중 절반은 망해 버렸고 나머

지 절반도 겨우 회사 이름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로 은행 이자 보다도 못한

수익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가 최근 한 재정 컨설턴트를 찾아 가서 30년전 자신의 투자 방법에 무엇

이 문제였는지를 물어 보았다. 이에 대해 재정 컨설턴트가 빙긋이 웃으면

서 한 말이 걸작이다.

"30년전 그토록 애지중지하시는 헐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회사의 주식을 매

입했으면 벌써 은퇴하고도 남았을 정도로 돈이 불어 났을텐데..."

얼마전 한 증권 잡지에서 재미있게 읽은 일화 중의 하나이다. 30년전 투

자 주식을 잘못 선택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50대 이후에도 그토록 원하

던 은퇴를 하지 못하고 여전히 일을 하고 있으며, 평생의 취미로 좋아 하

는 오토바이를 마음껏 타보지 못하는 상황.

중장기 투자가의 매입 주식 선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하는 이야기

이다. 게다가 투자할 주식을 고를 때 중요한 것은 증권 회사 브로커의 조

언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애용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

공하는 회사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점을 풍자하고 있다.

오늘부터 중장기 투자가의 투자 전략과 트레이더들의 투자 전략에 대해 나

누어서 설명해 볼 예정이다. 각 투자 유형에 따라 주식 고르는 법, 매

입 / 매도 타이밍 잡는 법, 자금 관리 문제, 심리적 안정감 확보 전략 등

이 다르므로, 이를 별개로 나누어서 설명하는 것이 실제 투자를 하는데 도

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중장기 투자가의 경우 주식 선정은 배우자감 고르듯이...

본 칼럼 독자들 중에 결혼하신 분도 있을 것이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분도

있을 것이다. 미혼인 분도 결국 결혼을 하기 위해 배우자를 골라야 할 것

이므로, 배우자를 고를 때 과연 무엇을 고려하는지 한번 같이 생각해 보

자.

필자가 나열하는 기준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냥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이야기 하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

기 바란다.

우선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 이는 인물과 관련이 된다. 흔히들 성격이 좋

은 것이 우선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안 그렇다. 보통 같은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비슷한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잘생긴 인물에 대한 평가

가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인물이 좋다는 말은 전체적으로 얼굴이나 신체 사이즈가 조화를 이루고 있

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냥 애인감이라면 몰라도 결혼할 상대라면 상대방

이 요즘 시쳇말로 '손을 댄' 얼굴인지 아니면 '자연산' 얼굴인지를 따지

게 될 것이다. 물론 꼬치꼬치 따지기보다는 현재 얼굴이면 충분하다고 생

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차 태어날 자녀들의 인물을 걱정하

신다면...

두 번째로 상대방의 장래성을 볼 것이다. 신랑감인 경우에는 가정 경제를

짊어지고 나갈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를 따질 것이고, 신부감이라면 자

녀 교육이나 가사 생활을 얼마나 잘할지 등을 따지게 된다. 최근에는 남

녀 평등 시대가 되어 적용 기준이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어찌 되었건

장래성이 있는 사람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장래성을 아는 방법 중의 하나로 교육 수준, 보유 자격, 기술, 집안 환경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학벌도 중요한 지표가 되기는 하나 그 또한 완전

히 믿을 수만은 없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하고 평생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궁합의 문제이다. 성격적

인 조화, 취미 생활, 인생관, 가치관, 종교, 성 생활 등 오만가지를 다양

하게 따지게 된다. 그냥 편안하고 조용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과격하지만 적극적인 사람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자신의 성격이

나 성향에 비추어 나하고 평생 조화를 잘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배우자감

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다영한 것을 미리 알아 보기 위해서는 결혼 전에 아예 동거

를 해보자는 계약 결혼 스타일도 있다고 하는데, 사람에 따라 의견차는 있

겠지만 결혼 그 자체의 성공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일견 긍정적인 면이 없

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 진다.

지금까지 배우자 고르는 기준 3가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증권 칼럼 쓰다

말고 난데없는 결혼 상담 칼럼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그런데 이상에서 설

명한 배우자 고르는 기준 3가지를 중장기 투자 주식 고르는 법에 적용하

면 투자가가 선택해야 할 주식 종목에 대한 해답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까

지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다.

남들도 잘 알고 있는 회사, 그리고 업계에서 1등인 회사

우선 주식의 첫인상, 즉 인물은 그 회사의 지명도를 들 수 있다. 현재

관련 업계에서 얼마만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얼마만큼 잘 알

고 있는 회사인가 하는 점이다.

흔히 대박 신화에 빠져 있는 투자가들은 '남들이 모르는 주식', '남들이

알면 안되는 주식' 등을 고르겠다고 날밤을 새기도 하는데 이보다 어리석

은 일이 없다. 미남, 미녀는 군중 속에 숨어 있어도 잘 보이기 마련이

며, 나 혼자만 알아 볼 수 있는 미남, 미녀란 실은 일반적인 기준에서보

면 미남, 미녀라고 부를 수도 없으며,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그대로 보

통 얼굴일 뿐이다.

미인 대회에 나온 '진, 선, 미' 중에서 '진'만 있고 '선, 미' 는 별볼일

없듯이, 주식도 관련업계에서 1등을 하는 회사 주식을 사야지 괜히 2등, 3

등 하는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투자 수익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

온다.

음료 회사 코카콜라와 펩시 중에서 어느 회사 주식을 장기 보유할 것인

지, 유통업체 월마크와 K마트 중 어느 회사 주식을 장기 보유용으로 매입

할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다. 투자하고자 하는 업계

의 최고 미남, 미녀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는 사

실은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임에 틀림이

없다.

주식의 첫 인상을 따질 때 한가지 주의할 사실은 과연 그 얼굴이 성형한 것

인지 아닌지를 따질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 또한 배우를 고를 때와 다를

바 없다. 기업이 현재 관련 업계에서 잘 나가고 있지만 그렇게 인정받는

이유가, 원래 모습보다는 성형한 얼굴 때문에 그렇다면, 나중에 성형 수술

한 것이 벗겨져 나갈 때도 과연 그 기업이 계속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인지

에 대해서 따져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주식의 장래성은 회사의 자금 보유력, 기술력, 경영진의 비전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든든한 뒷배경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은 역시 무시

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 또한 시대가 변하면서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주

식 투자를 하는 기간을 감안해서 주식의 장래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

년 투자를 할 사람이면 20년 후에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를 한번 추측해

보고, 그때에 가장 각광을 받을만한 가능성이 있는 업종의 회사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반면 5년 정도만 투자를 할 사람이라면 언제 시작될지도 모르는 막연한 미

래 지향적 산업보다는 당장 5년내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산업에 투자

를 해야 한다,

주식의 장래성은 사실상 정확히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해당 업종에

관련된 서적들을 부지런히 읽고, 전체 경제 돌아가는 것을 계속 접한 사람

이라면 어떤 분야의 기업 주식이 장래성이 있을지를 대체적으로 짐작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누가 부지런히 미래를 진단하는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과가 차이나

는 것은 당연하다. 배우자감 고를 때 달랑 맞선 한번 보고서 그 사람 전체

를 알 수 없어, 부지런히 여러번 만나는 것도, 그 사람의 장래성을 보다

더 정확히 판단해 보려는 욕심 때문이지 않은가. 주식 선정도 그런 점에

서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결혼은 남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것이다

본 칼럼을 쓰면서 서두에 인용한 '오토바이 광' 에게서 보듯,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업종의 회사에 투자하지는 않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남들이 권

하는 주식에 투자를 해놓고는 장차 큰 수익을 내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

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남들이 권해주는 배우자감이 내가 잘 아는 사람보다 훨씬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결혼은 내가 하는 것이다. 중매 잘못 서준 사람에게

뺨 세대를 때리든, 술 석 잔을 사주든 그건 내 마음이지만 결국 다 부질없

는 일이다. 결혼은 이미 했고, 남은 것은 계속 같이 사느냐, 아니면 헤어

지느냐의 두 갈래 길 밖에 없다.

요즘 유행한다는 계약 결혼처럼, 주식 투자를 할 때는 가능하면 중장기 투

자 주식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에 '계약 결혼' 개념을 반드시 가질 필

요가 있다. 한 종류 주식을 한번에 덜컥 다 사두지 말고 여러 종목에 걸

쳐 조금씩 분할해서 사두고는 그 회사의 속성을 끝까지 살펴보다가 가장 마

음에 드는 주식이 있으면 그쪽으로 밀어 주는 것이다.

결혼이야 내 마음대로 여러 명과 같이 살 수 없지만, 주식 투자는 여러 기

업에 분산 투자를 해 둔다고 해서 누가 '바람둥이' 라고 비난하지 않는

다. 잘 알고 있는 회사, 그 회사에서 나오는 물건을 직접 써 본 적이 있

는 회사, 그리고 내가 보기에 참 좋은 상품으로 판단이 되는 제품을 내놓

고 있는 회사를 고르면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모범적인 투자가로 명성이 높았던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쇼핑 센터에서 사온 스타

킹, 속옷이 정말 좋다는 말을 듣고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끝까지 추적

해 알아 낸다.

그리고 이 회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 제품을 모조리 한 세트씩 사 가지

고 와서는 자신이 직접 여자 스타킹이니 속옷을 입어 보면서 비교 분석을

해 본 후, 근 2년 만에 최종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바로 그 회사

가 피터 린치를 증권 투자가로서 유명하게 만들어 준 미국 속옷 업계 헤인

즈 회사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여러분 주위에 보이는 제품 회사 이름을 쭉 메모지에 적

어 볼 일이다. 컴퓨터, TV, 프린터, 전화기 등과 같은 가전 제품부터,

음식, 소프트웨어, 신발, 의류, 잘 가는 유통업체 등등.

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를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으면 그쪽 산업에서 어떤 기업이 잘 나가고,

또 어떤 기업이 문제가 있는가를 어느 누구보다도 더 속속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을 보고 있는 inews24 독자들이야 대부분 IT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일 것이므로 이와 관련한 미국 업체들 중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미국 IT

업계 중 몇 개를 적어 보고, 그 중에서 투자를 하면 아주 간단한 대답이

될 것이며, 그것이 또 바른 배우자 선택이 될 것으로 본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 시스코, 썬마이크로시스템, 야후, 퀄컴, 제너

럴 일렉트릭, IBM...

그런데도 우리들은 증권 투자를 처음 해본다는 오직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실은 업계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고 떠들어 대는(?) 증권 브로커들이 추천

하는 주식에만 열을 내고 있지는 않은가.

자신이 평생을 같이할 바로 최적격의 배우자 (중장기 투자 주식) 는 오래

도록 알아온 옆집 아가씨 (이미 잘 알고 있는 대기업 주식) 임에도 불구하

고, 내 성격의 백분의 일도 제대로 모르는 중매장이에게 그저 내 평생의

반쪽 (주식 브로커들이 추천하는 주식) 을 찾아 달라고 기대고 있지는 않

는지를 한번 냉정히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뉴욕=티케이 김 통신원

href=mailto:nybull@consultant.com>nybull@consult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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