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영의 IT생각]금융위기와 인터넷


인터넷경제를 제외한 경제분석은 미흡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로 시작되었다는 미국의 경제위기가 세계적 경제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부양과 신용확대 등 각국의 조치가 세계적 협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끔찍한 금융위기를 맞이한 2008년 올해는 DOS가 만들어진 1981년으로부터 약 30년, 인터넷이 널리 이용되기 시작한 1990년으로부터는 약 2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20~30년 동안 컴퓨터의 확산과 인터넷의 연결로 [지구촌]은 거의 동시에 의사소통을 하고,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지구두뇌]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정집 안방에서 해외의 주식시장을 들여다보고 투자를 실행할 수 있고, 각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즉시 모니터에 떠오른다. 전세계와 우주를 마우스 클릭만으로 인공위성의 눈으로 둘러볼 수 가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없었다면, 첨단 금융공법이라고 하는 각종 파생상품들이 그렇게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엄청나게 거래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구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그렇게 즉각적으로 금융과 경기에 반영될 수 있었을까? 전통적인 경기지표에는 잡히지 않는 재택근무자들, 사회 간접 비용들, 생산수단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최근 해외에 서버를 두고 1조 원대의 도박을 하게 한 일당이 붙잡히기도 했다. 수천, 수만 가지의 고화질 동영상과 음란물들이 해외 서버를 통해서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규모의 자금들은 국내 어떤 경제적 통계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도박과 음란물 등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컨텐츠로 인한 자금의 해외유출은 어느 정도일까? 게임 아이템의 국제적 거래와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의 포인트, 보너스 등 유사화폐도 우리는 규모를 알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를 단순히 이전의 금융위기들과 동일하게 봐서는 안된다는 앨빈 토플러의 주장은 지극히 타당성이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오늘의 위기는 미국 부동산의 가격 폭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집값만으로 이번 재앙이 이런 지구적인 재앙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하기엔 너무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세계적 금융위기는 사상 초유의 것이라고 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전통 경제학자와 정책결정권자들의 시각은 여전히 기존 대응방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 안에서는 전세계로 연결되는 사건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의 눈에 비친 컴퓨터는 그냥 그자리에 있는 컴퓨터일 뿐인 것이다. 인터넷경제에 대한 실체가 보이지 않는 점에서, 또는 그 실상을 잘 모른다는 점에서 상당부분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지구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 때문에 2000년을 맞이하면서 Y2K 같은 밀레니엄 버그라는 공포가 지구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다행히 Y2K공포는 과장된 것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지식과 정보가 빛의 속도로 공유되고 축적되는 IT의 특성상, 새로운 위험은 더욱 가공할 만한 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

Y2K 공포는 호들갑 떨면서 겁내던 우리가 8년이 더 지난 지금, 더 강력한 네트워크와 고성능으로 수많은 정보가 연결되고 있는 인터넷이 가져올 [위험사회]를 이해하지 못하고 분석하지도 못하고 있다면, 지금의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단편적인 것에 불과할 수 있다.

/임문영 iMBC 미디어센터장 column_moon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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