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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시장 SSD '강풍'-하]국내 중소연합체의 '반란'


엠트론 등 기술·가격경쟁력 무장…국내외 네트워크도 탄탄

국내외 시스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탑재 제품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SSD 제품 개발과 서버·스토리지 간 호환 기술 개발 등에 몰두해온 각 업체들은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란'을 꿈꾸고 있다. 현재 기업고객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각 회사들은 국내외 주요업체들과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며 긍정적인 반응 또한 이끌어내고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스템 업계에서 중소기업들의 연합체란 점이 신뢰성 면에선 약점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통신·닷컴·금융 등 주요 대기업들이 SSD 기반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정상급 SSD 콘트롤러-시스템 솔루션의 만남

국내 중소기업 엠트론은 세계 정상급 SSD 콘트롤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성능 테스트가 이를 증명하고 있으며, 국내외 대기업들도 엠트론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엠트론이 재설정가능반도체(FPGA) 버전으로 자사 SSD의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읽기는 초당 100메가바이트(MB/s), 쓰기는 80MB/s의 속도를 냈다. 5개 경쟁사 제품들은 읽기와 쓰기가 각각 50MB/s에 미치지 못했다. 보통 SSD는 쓰기속도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보다 느리다는 게 약점으로 꼽히지만, 엠트론 SSD는 이 부문에서도 일반 HDD 뛰어넘는 성능을 발휘했다.

엠트론은 다음 달 중순 콘트롤러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형태로 통합한 주문형 반도체(ASIC) 버전 제품들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남렬 부장은 "ASIC 제품의 읽기속도는 120MB/s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FPGA 버전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진동과 발열을 잡아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라고 밝혔다.

엠트론은 서버·스토리지 분야에 타깃을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현재 SSD 공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슬림코리아, 오픈네트써비스(ONS) 등 중소 서버업체는 물론 국내외 유통업체들이 엠트론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엠트론 측은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대형유통업체와 계약으로 20만개 이상 선주문이 들어온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 서버유통 및 관련 솔루션 기업 ONS는 SSD를 서버와 스토리지 분야에 연결시킬 수 있는 펌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생산에 나서 주목을 끈다. 앞서 미국의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 솔리드데이터가 휘발성 메모리인 SD램 기반의 SSD 스토리를 내놓은 적이 있으나, 비휘발성의 플래시메모리를 써서 만든 SSD를 서버와 스토리지에 적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HDD 중심으로 갖춰져 있는 시스템 제품들의 연결체계와 SSD 간 호환성을 맞추는 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던 것. ONS는 SD램 기반 SSD를 쓴 서버·스토리지 제품이 지원하지 못했던 레이드(RAID) 콘트롤러도 도입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유통망도 수준급

SSD 탑재 서버·스토리지 사업에 나서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가격 또한 최대한 낮춤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엠트론의 32기가바이트(GB) SSD는 80만원선에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SSD 자체의 강점과 엠트론의 콘트롤러 기술력을 감안했을 때,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외산제품들과 비교해 가격을 적잖이 끌어내린 것.

ONS 역시 32GB SSD 5개를 꽂은 2U(높이 단위) 2소켓 '하이브리드 서버'의 가격을 700만원 정도,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는 1테라바이트(TB)당 가격을 1억~2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이는 글로벌 시스템 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동급 서버·스토리지 가격과 비슷한 정도로 볼 수 있다.

ONS의 이기택 이사는 "해외 업체들의 경우 SSD 제품에 적잖은 프리미엄을 얹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며 "SSD 확산의 걸림돌이 되는 '가격거품'을 빼고 시장이 열리는데 주력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고 밝혔다.

또 각 회사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체계도 공고히 하고 있다. 엠트론은 국내 중소 유통업체 코잇, 인택앤컴퍼니와 손을 잡고 국내 제품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SK네트웍스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선 128GB SSD까지 상용화에 나선 미국의 슈퍼탤런트와 함께 제품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SSD 생산은 미국 파운드리업체 아트멜에 맡기고 있다.

최근 중소형 디지털기기용으로 1.8인치 64GB 제품까지 양산에 나선 삼성전자도 엠트론의 콘트롤러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엠트론과 삼성전자는 SSD의 저장 소재가 되는 낸드플래시 공급과 관련 최근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다.

ONS는 글로벌 서버업체 인텔과 손잡고 자체 생산한 SSD 탑재 서버 및 스토리지 제품의 국내외 유통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라는 독자브랜드를 고안해낸 ONS는 인텔코리아 및 엠트론과 기술협약을 맺고, 인텔 제품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ONS는 국내 통신·닷컴·금융 분야 굴지의 기업들과 '하이브리드 서버·스토리지' 도입을 위한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어, 제품 공급이 성사될 때마다 회사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다. 현재 국내 중견기업과 첫 '하이브리드 서버' 도입에 대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업계 내 약한 입지가 문제

시스템 시장에서 국내 SSD 기반 중소기업들의 활약은 미약한 브랜드이미지를 얼마나 끌어올리는 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국내 중소연합체들은 가격·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존 시스템 시장에선 이 제품들보다 턱없이 싼 HDD 기반 제품들을 내놓고도 인지도 측면에서 원활히 사업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계약에서 '가격 후려치기'로 1TB당 1억원 가까이 이르는 스토리지 제품을 1천만원대 초반에 납품하는 글로벌 기업들까지 경쟁상대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시스템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 가격이 싸고 기술력이 높다고 해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서버업계와 고객사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SSD 업체들이 지닌 중소기업으로서 약한 입지는 시장 개척을 위해 뛰어넘어야 할 꽤 높은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SSD 기반 서버·스토리지 업체들은 일단 활발한 수요가 일고 있는 통신·닷컴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업계를 중심으로 제품공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미세한 오차도 용납지 않는 금융권의 데이터베이스(DB) 분야를 공략하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최근 해외에선 중·대형 반도체 업체들과 메모리 전문업체, HDD 업계까지 SSD에 관심이 가히 폭발적으로 일고 있다. C넷 등 외신들은 SSD가 노트북을 중심으로 개인용 디지털기기에 이어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높은 역량을 바탕으로 시스템 시장 선점에 나선 국내 중소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일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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