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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종]과전이하(瓜田李下)라 했는데…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밭에서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 나무 아래에서는 관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말로 의심받을 만한 행동은 애초에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말은 문선(文選) 고악부편(古樂府扁)의 '군자행(君子行)'에 있는 시구에서 유래됐다. 줄여서 과전이하(瓜田李下)라고도 한다.

지금 정통부와 국회, IT 업계에서는 이 말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을 두고 말이다.

당시 유영환 차관의 신속하고 구체적인 해명으로 더 이상 의혹은 제기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실을 언론에 흘린 배후에 더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어찌됐거나 유영환 장관 내정자의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에게는 아무런 흠이 없다. 적어도 지난 4월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그 이후 유영환 차관의 행보를 보면 그렇지 않다. 계약 후 언론보도 전까지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더라도 자신의 집 주인이 거대 통신사 사장의 소유라는 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그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시간으로 따지면 충분히 이사를 가고도 남는 기간이다.

누가 봐도 한 정부부처의 장관이 해당 부처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는 대기업의 사장 집에 세 들어 사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아무리 본인이 당당하고 깨끗하다 하더라도 남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일은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다. 이것은 소신과는 무관한 일이다. 유영환 차관이 장관에 내정되자 당장 국회와 통신 업계에서 이 문제로 술렁거리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유영환 장관 내정자는 경기도 과천에 집이 있음에도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강남 대치동으로 이사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이 강남 교육 열풍에 일조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그가 아직도 강남 집을 못 떠나는 이유가 자녀 교육 문제 때문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집에 정통부 장관이 세 들어 살고 있는 박병무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주변 시세가 올랐다고 전세 값을 과연 올려 받을 수 있을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으니 좀 떠나달라고 말이나 꺼낼 수 있으려나.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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