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익 챙겨선 안돼"⋯美 가상화폐 규제안 상원서 제동

"트럼프, 이익 챙겨선 안돼"⋯美 가상화폐 규제안 상원서 제동

찬성 49·반대 50⋯대통령 가상화폐 보유 처분 의무화 놓고 협상 결렬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가상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가상화폐 사업 이해충돌 문제가 막판 쟁점이 됐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Pexels]

15일(현지시간) 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법안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 표결을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49표, 반대 50표였다. 법안을 다음 단계로 넘기려면 60표가 필요하다.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확보하고 있어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왔다.

핵심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의 가상화폐 사업이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재임 중 관련 사업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표결 전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억달러의 가상화폐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태에서 가상화폐 산업 관련 법안을 처리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공화당은 고위 공직자의 밈코인 등 가상화폐 발행을 제한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주 법무장관에게 일부 집행 권한을 주는 내용도 포함했다.

민주당은 대통령 등 고위 공직자가 일정 규모 이상의 가상화폐를 보유할 경우 처분을 의무화하는 장치까지 요구했다. 두 정당은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표결 직후 가상화폐 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한때 5% 넘게 떨어졌고, 이더리움은 약 7% 하락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10% 넘게 하락했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스트래티지 주가도 5% 이상 떨어졌다.

클래리티법은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을 구분하고 규제기관별 감독 권한을 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법안으로 평가해왔다.

법안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미 의회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연내 처리는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