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 운명을 가를 관계인집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회사는 긴급운영자금(DIP) 확보와 영업재개를 통해 회생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변제율과 사업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채권단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점포매각과 자산 유동화계획 실현가능성을 둘러싼 평가가 표결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26일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내달 2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홈플러스가 제출한 2차 수정 회생계획안을 심리·결의한다. 관계인집회는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가 회생계획안 찬반의사를 결정하는 절차다.
이번 집회는 단순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홈플러스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았다가 2000억원 규모 DIP 조달에 성공하면서 극적으로 회생절차를 이어가게 됐다. 회생계획안 가결시한도 내달 4일까지 연장받았다. 사실상 이번 관계인집회가 홈플러스 회생을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처인 셈이다.
홈플러스는 최근 영업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법원과 채권단, 잠재적 인수후보들에게 잔존 사업부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실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핵심은 '사업지속'에 있다. 단순 자산처분을 넘어 점포매각과 자산 유동화로 채무를 갚고 남은 사업부를 유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19개 점포를 매각해 오는 2028년 2월까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신탁담보채권을 우선 상환할 계획이다. 이후 남은 자가점포를 활용한 담보대출로 나머지 채무를 순차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구조가 계획대로 작동할 경우 2029년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채권단 75%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이 가운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메리츠 동의만으로 회생안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다른 채권자들 동의도 필수적인 데다 변제율과 손실부담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서다.

결국 일반 채권단이 이 청사진을 얼마나 신뢰하느냐가 관건이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회생명분보다 실제 회수금액이 중요하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공익채권이 우선 변제되는 구조인 만큼 일반 회생채권자들이 받을 변제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점포매각과 자산 유동화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지도 미지수다. 자가점포를 활용한 추가차입 역시 시장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부결될 경우 상황은 다시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가결시한이 임박한 만큼 추가 수정이나 재논의 여지는 크지 않다. 회생절차 폐지와 함께 청산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계인집회는 홈플러스가 계속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라며 "채권단이 사업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