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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5선-시의회는 민주당…서울시정 험로


민주당, 118석 중 80석 석권...'시장 거부권 무력화'도 가능
한강버스·TBS 등 시정 핵심 현안 첩첩산중...충돌 불가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힌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힌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상 첫 '5선 시장'이라는 대기록 달성과 함께 다시 시정을 이끌게 됐다. 그러나 시정 견제권을 가진 서울시의회 주도권을 더불어민주당이 틀어쥐면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제12대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38석에 그쳤다. 직전인 민선 8기에서 국민의힘이 112석 가운데 76석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시의회는 시의 정책·예산·조례 등을 심의·의결하고, 조직개편을 승인하는 권한을 갖는다. 시장의 재의요구권(거부권) 무력화는 물론 단독으로 조례 제정과 폐지도 가능한 상황이다.

오 시장이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이 114석 중 79석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2010년(8대 시의회)에는 '학교 무상급식 논쟁'을 두고 시의회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당시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오 시장은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맞섰다.

양측의 대립은 결국 주민투표로 이어졌다. 당시 오 시장은 투표율이 투표함 개표 요건에 미치지 못하면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투표율이 개표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하자 시장직을 사퇴했다.

지난 2021년 보궐선거에 당선돼 서울시장으로 복귀했을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당시 10대 시의회는 110석 가운데 102석을 민주당이 차지해 오 시장과 번번이 부닥쳤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확대된 시민단체 위탁사업과 각종 보조금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시의회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실패했다. 아울러 지난 2022년 예산 심사 당시 오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도 대거 삭감됐다.

당시 가장 상징적 갈등 사례는 TBS(교통방송)였다. 서울시 재정 지원과 편파성 논란을 둘러싸고 시와 의회는 장기간 충돌했고, 결국 국민의힘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이후에야 지원 중단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거론되는 충돌 지점은 TBS 문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공영방송 기능 회복 등을 명분으로 교통방송 재정 지원 문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TBS 문제는 오세훈 시정과 민주당 간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강한 사안 중 하나다.

다선에 성공한 한 민주당 시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TBS 문제는 시민 공감대를 들어보고,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어쨌든 TBS에 예산 지원이 돼서 정상화를 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오 시장은 지난 3일 지선 승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BS 문제와 관련해 "공영방송은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TBS는 김어준 방송으로 전락한 지 오래되고도 반성이나 방향 전환에 대한 노력이 없었다"며 "이제 새 임기를 시작하는 만큼,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건설적인 새로운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의회와 의논해서 결정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을 닫지 않겠다"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

오 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한강버스, 서울런, 안심소득, 약자동행, 신속통합기획 등도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 삭감 또는 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민생 우선'을 내세우며 사업 재조정을 요구하면 시정 핵심 사업 추진 속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강버스 사업은 제12대 시의회 출범 이후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에 따르면 5월 한강버스 이용객은 9만1126명으로 전월 대비 약 19% 늘며 월간 최다 이용객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다만 현재 이용 패턴이 출퇴근형 대중교통보다 관광·여가 수요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 타당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민주당의 중진 시의원은 "한강버스 같은 수상 대중교통은 밴쿠버 같은 도시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한강의 실정에는 맞지 않다"며 "이에 대해선 100% 제동을 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입장을 밝힌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학생인권조례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앞서 국민의힘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을 침해한다며 2024년 4월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 의무에 반한다며 재의를 요구하고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후 대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현재 학생인권조례 효력은 유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11대 시의회의 남은 임기 동안 폐지 절차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12대 시의회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조례 폐지보다는 존치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있다.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설치된 조형물을 철거하거나 이전한다는 것 자체가 세금 낭비"라며 "존치를 위해 시의회와 협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민주당 재선 시의원은 "감사의 정원을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것에 대해 누구나 다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시의회에서 꼼꼼히 따져볼 문제"라고 했다.

이 외에 용산국제업무지구·세운지구 등 재개발 현안, '그레이트 한강' 사업, 조직개편안 등도 시의회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한편, 서울시 안팎에서는 2010년이나 2021년과는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우선 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과거와 달리 높아졌다는 점이다. 5선 시장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등 정치적 무게감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또 오 시장이 과거 겪은 여소야대의 경험을 통해 정면충돌 일변도보다는 정책별 협상과 절충을 병행하는 현실적 접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나온다.

민주당 역시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오 시장이 전향적으로 나오는데도 '묻지마식'으로 반대할 경우에는 시민들의 피로감이 더해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민주당 소속의 중진 시의원은 "지난 4년을 돌이켜보면 국민의힘이 다수당으로 너무 일방통행을 해왔다"며 "그 당시 이뤄졌던 오 시장의 전시행정적인 정책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오 시장의 정책 중 잘한 것은 부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치는 하되 옳고 그름을 명확히 따져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발목잡기식의 어설픈 견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재선 시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상당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주도적으로 의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11대에 비해서 양보할 건 양보하겠지만,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이라든지 시정 운영에 있어서 꼭 지켜야 할 선은 최선을 다해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 시장의 노련한 정치력이 필요하고, 시의회와의 소통도 중요해질 것"이라며 "10대 시의회처럼 여소야대가 심각한 상황은 아닌 만큼 국민의힘이 소수당이 됐지만, 정치력을 발휘해 민주당에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분들과 협치를 이어가면 민주당이 독주를 하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시의회와의 관계는 사업에 오해가 있으면 적극 설득하고, 합리적인 지적은 수용해서 조정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여소야대 상황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개별 사업은 담당 실·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의회와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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