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논알코올 마실 거면 술 왜 마셔?"
편의점에서 논알코올 맥주 캔을 집어 들 때면 빠지지 않고 들려오는 말이다. 그러나 한때 조롱 섞인 시선 속에 외면받던 논알코올 맥주도 이제는 '웰빙 주류'로 자리 잡으며 그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술을 잘 못 마시거나 건강을 중요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알코올 맥주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알코올이 없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과하게 마시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논알코올 맥주를 매일 마셔도 괜찮을까? 과도한 섭취가 건강에 미칠 위험은 없을까?
지난 15일 내과 의사인 사토 코노부 박사는 일본 매체 오토난사를 통해 논알코올 주류 섭취 시 주의할 점을 알렸다.
코노부 박사는 우선 논알코올과 무알코올의 차이에 대해 "알코올 함량이 전혀 없는 것이 무알코올, 1% 미만의 알코올이 함유된 것이 논알코올"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논알코올 맥주는 주스와 마찬가지로 당분을 포함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하루 섭취량은 기본적으로 35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논알코올 맥주는 알코올이 든 맥주의 맛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성분이 포함된다"고 한 코노부 박사는 "논알코올 맥주에는 천연 감미료 또는 인공 감미료가 사용된다. 특히 천연 감미료의 경우,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당분을 포함하고 있어 과하게 섭취하면 당분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제품을 구매할 때는 당분의 양을 확인하고, 가능한 한 '당분 제로' 라고 표시된 제품을 선택하자"고 호소하면서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은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당분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 감미료는 설탕보다 몇 배 더 강한 단맛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이 단맛에 익숙해지면 단맛에 대한 감각이 둔해져 더욱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식욕이 증가하고 에너지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논알코올 맥주를 마실 때 음식까지 과하게 먹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술이나 논알코올 맥주와 함께 먹는 안주는 기름지거나 짠 음식이 대부분이다. 이런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지방과 염분의 과잉 섭취로 이어지고, 결국 비만이나 고혈압 같은 건강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상 체질량지수를 가진 성인은 하루 최대 당 섭취량을 25g 이하로 줄이기를 권장한다. 논알코올 음료 두 캔만 마셔도 하루 당 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다. 여기에 단맛과 짠맛이 강한 안주를 곁들이면 예상보다 당을 많이 섭취하기 쉬우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논알코올 맥주와 함께 먹는 음식의 선택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안주 대신 채소 중심의 가벼운 요리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샐러드, 두부 요리, 구운 닭가슴살 같은 메뉴를 선택하면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논알코올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논알코올 맥주는 김치나 식혜처럼 발효 과정에서 생긴 소량의 알코올만 들어있다고 홍보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무해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소량'이 누구에게나 가볍게 작용하는 건 아니다.
특히 임산부나 환자처럼 알코올을 철저히 피해야 하는 사람들은 논알코올 맥주도 조심해야 한다. 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마시면 논알코올 맥주가 일반 맥주처럼 몸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논알코올'이라는 이름에 속지 않는 것. 자기 몸에 맞게 조심해서 마시는 게 답이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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