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운동을 열심히 하면 남성 호르몬이 많아져 탈모가 심해질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운동은 탈모를 유발하지도, 악화시키지도 않는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운동은 남성 호르몬 수치를 높인다. 이것만 놓고 보면, 흔히 농담으로만 여겼던 '운동이 탈모를 부른다'는 말이 새삼 진지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탈모가 걱정되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 안되는 것일까? 대부분의 전문의는 운동이 탈모를 직접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단언하면서 오히려 적절한 운동은 탈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도쿄 D클리닉 코야마 타로 원장 역시 지난 17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에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운동이 탈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운동으로 인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증가하면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고 오해한다"고 지적했다.
코야마 원장은 남성 탈모의 기본 메커니즘을 언급하면서 "일반적으로 남성 탈모는 남성 호르몬 중 하나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며 "DHT는 테스토스테론이 두피의 5α-환원효소에 의해 대사하면서 만들어지고, 사춘기 이후 머리카락이 이에 장기간 노출되면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운동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고 탈모를 촉진한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운동으로 인해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탈모가 악화된다는 우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운동을 직업으로 삼은 운동선수가 일반 남성보다 탈모가 더 많다는 보고가 없을뿐더러 DHT 분비가 운동으로 인해 증가한다고 해도 탈모 진행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꼬집고 있다.
아울러 "운동은 오히려 비만 예방과 해소에 효과적이며, 비만이 탈모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머리카락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운동은 탈모의 위험 요인이 아닌 유익한 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탈모 진행에는 운동, 식습관, 흡연 등 생활 습관의 영향도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약 80%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 코야마 원장은 "이미 탈모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의료기관의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녹시딜,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같은 약물을 이용한 치료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실제로 운동이 탈모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2020년 중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탈모 환자 600명이 하루 60분 이상 운동을 한 결과, 탈모 진행이 늦춰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일란성 쌍둥이 49쌍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더 빠르게 정수리 탈모가 진행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탈모가 걱정이라면 운동을 쉬는 것이 아닌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다만 과도한 운동으로 몸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약 3~4개월 뒤에 휴지기 탈모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