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KT가 AICT(AI+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큰 고비를 넘겼다. 네트워크 전문 자회사를 신설해 인력을 재배치하고 특별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데 노사가 전격 합의했다.
17일 KT는 인력 구조 혁신 추진을 위한 노사 간 협의를 완료하고, 특별 희망퇴직 시행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KT 이사회는 신설법인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해 네트워크 운용 관련 업무를 이관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에 반발한 KT 노조 간부 수백명은 이사회 통과 다음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하루만에 협상을 완료했다.
◇신설 회사로 이동과 고용 보장…KT노조 "처음 안보다 많이 개선"
KT는 전문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신설 회사, 그룹사로 이동해 기존 근무 지역에서 업무를 지속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노조와 협상을 통해 해당 회사에서 정년 도래 후에는 희망 시 3년 간 촉탁직으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자회사 전출 시 근속 10년 이상 직원에게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를 당초 기본급의 20%에서 30%로 상향하고, 근속 10년 미만 직원의 경우 기존 기본급의 100% 지급한다.
네트워크 자회사로 전출을 원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특별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특별 희망퇴직금은 노사 협의를 통해 1억원 올라 최대 4억3000만원이 지급된다.
전출 또는 특별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공백 상권의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으로 직무 전환된다. 이 경우 개인별 희망 근무지와 전문성 그리고 역량 수준을 고려해 배치하며 신규 직무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총 8주 간의 직무 전환 교육도 이뤄진다.
김인권 KT 노조 위원장은 "퇴직금이 1억원 오르는 등 처음 회사가 내놓은 안보다 많이 개선됐다"며 "오랫동안 조직에 몸 담고 있었던 사람들이 KT를 떠나 그룹사로 간다는 허탈감 등 아쉬운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AICT 기업으로 전환 가속화…"네트워크 경제성 확보하고 AI 투자 강화"
이번 인력 재배치로 KT는 AICT 기업으로 전환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인력 조정으로 네트워크 유지에 비용을 절감하게 되는데, 그 비용으로 AI 투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경제성을 확보하자는 의미가 있다"며 "(KT가) AI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T는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AI·클라우드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2조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1분기에 AI·클라우드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한 현재 1000명이 넘는 AI 전문 인력 채용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 이번 인력 재배치가 통신망의 안정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T 측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및 시설 유지·보수에 대한 연간 투자는 유지될 것이며, 의사결정 체계를 보다 효율화해 현장 상황에 맞춰 유연한 업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유선통신 사업을 포함한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과 품질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KT는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인력 구조 혁신 차원으로 현장 전문회사 신설을 통해 현장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고의 혁신을 통해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CT 기업으로 성장하고, 그 결실이 산업 발전과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 발전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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