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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타 업계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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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진성 기자]게임 이용자 보호를 위해 시행되는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가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지난달 법안소위를 통과한 것에 이어 26일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는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게임 배급업자와 제공업자에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고, 게임물의 표시 의무, 사후 관리에 따른 보고 등을 대리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를 위반할 시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제도는 해외 게임사의 이른바 '먹튀' 행위 등으로 이용자 보호가 취약해졌다는 지적과 함께 발의됐다. 대표적으로 선정적 광고 등의 차단 문제와 환불 문제, 갑작스런 서비스 종료와 함께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 사업장이 없어 국내 업체 대비 이용자 보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는 국내 게임사들의 역차별로도 이어졌다. 이번 제도 도입이 국내 게임 업계의 환영을 받는 이유다.

다만 제도의 타당성과 필요성과는 별개로 실효성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꾸준하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낮은 과태료로 인해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는다거나, 허위로 국내 대리인을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를 선도입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전자상거래법 등을 살펴보면, 관련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 중이다. 최근 박충권 의원실(국민의힘)의 '정보통신망법상 국내대리인 지정현황'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나이키·테무·줌 등 유명 기업을 포함한 국내에 진출한 11개 글로벌기업의 국내대리인 지정 법인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에도 글로벌 기업 메타의 페이스북 운영 방식이 문제시되며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최수진 의원실(국민의힘)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텔레그램 또한 국내 대리인 지정 요구에 3년째 답변하지 않고 있다.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게임 업계의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에 대해서는 이를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무대응, 제도 미준수 등 여러 문제가 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에 영업소를 가지고 있더라도 별도법인이나 법무법인이 아닌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자사 국내법인을 지정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해 글로벌 기업들이 실체가 없는 법인을 대리인으로 지정해 법망을 빠져나가는 행태를 미리 방지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구글, 애플 등 앱 마켓 사업자나 스팀 등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조를 통해, 국내 시장 진출 이전 유효한 국내 대리인 항목을 필수로 넣도록 하는 것도 대안이다. 시장 진출 단계에서 먼저 대리인을 지정토록 한다면 최소한의 방어선은 구축할 수 있다.

해외 법인의 국내 계좌에 대한 압류 혹은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처벌 측면의 강화도 생각해볼 만하다.

가장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국 업체를 포함한 국제적인 공조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중국의 공상총국 등과 함께 협약을 맺고 함께 공조하는 형태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보호원 등 기관에서 장기적으로 이용자 보호 제도를 강화, 개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이용자 보호가 가능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대리인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해 해외 게임사의 악질적인 행태를 조금이라도 더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진성 기자(js421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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