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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9월5일-피의 일요일


 

1972년 9월5일 당시 독 뮌헨에선 올림픽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테러조직 '검은 9월단' 소속 테러리스트 8명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습격, 선수 2명을 살해하고 11명을 인질로 삼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이 억류중인 팔레스타인 게릴라 250명 전원의 석방을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들어줄 때까지 한 명도 풀어줄 수 없다고 버텼다. 서독 경찰 당국은 헬기까지 동원하며 이들과 23시간 동안 대치한 뒤 구출작전을 감행했지만 작전 도중 인질전원이 몸숨을 잃고 말았다. 아랍 테러리스트 5명은 서독 경찰의 총탄에 사망했다.

'피의 일요일'로 유명해진 이 사건으로 인해 뮌헨올림픽은 쑥대밭이 됐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지구촌 가족은 올림픽 속개여부를 두고 수많은 논란을 벌였다. 안전문제를 보장할 수 없는 이상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지만 조직위는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올림픽 정신이라며 대회를 강행했다.

희생된 이스라엘 선수들의 장례식이 뮌헨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운데 소련과 아랍 선수단은 장례식 참가를 거부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 차이가 주검을 앞에 두고도 다른 선택을 하게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신기록 64개라는 '풍년'에도 불구하고 72년 뮌헨대회는 세인들의 뇌리에 '최악의 올림픽'으로 남게 됐다.

올림픽은 평화의 제전으로 불린다. 하지만 '지구촌 화합의 장'이란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국력 과시를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올림픽이 국가간 대리전쟁의 모양새를 띠기도 하는 건 이 때문이다.

뮌헨올림픽이 남긴 교훈 중 하나는 올림픽 안전문제에 경종을 울린 점이다. 뮌헨의 참사 이후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는 안전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상정했고, 이후 72년과 같은 비극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김형태 기자 hors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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