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지사제(심한 설사 증상을 완화시킬 때 쓰는 약)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웅제약과 대원제약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을 사실상 양분 중인 두 기업의 점유율 순위는 한쪽이 '빈틈'을 보일 때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연 120억원 규모의 시장에서 현재는 업계 1위 대원제약의 품질 논란으로 대웅제약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는 분위기다.
26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대웅제약 지사제 '스타빅 현탁액'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연속 국내 지사제 처방액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 36%였던 스타빅의 시장 점유율은 10월 47%로 증가하며 대원제약 '포타겔 현탁액(점유율 44%)'을 넘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11월 52%, 12월 61%로 점유율이 꾸준히 우상향하며 같은 기간 각각 39%, 26%의 점유율을 기록한 포타겔과의 격차를 벌렸다.
스타빅의 약진은 라이벌인 포타겔의 악재를 잘 파고든 덕이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중에 유통중인 포타겔 30개 로트(품질 관리를 위해 동일 원료·동일 공정에서 생산되는 그룹)에 대한 모든 약을 자진회수한 바 있다. 포타겔 일부 품목에서 미생물이 기준치 이상 발견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회수 조치를 결정하자, 사전예방 차원에서 결정한 일이다. 이후 대원제약은 문제가 됐던 향남공장 대신 액제 생산이 가능한 진천공장에서 포타겔을 생산하는 등 빠른 조치에 나섰으나, 점유율 하락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포타겔은 품질 논란 이전인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5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했었다.
주요 이슈에 따라 지사제 시장 패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건 낯선 풍경이 아니다. 당장 지난 2021년 대원제약이 1위를 차지할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지사제 시장은 대웅제약이 간판 제품 '스멕타'를 앞세워 장악해 온 시장이었지만 원개발사로부터 핵심 성분을 공급받지 못하며 생산을 중단하게 됐고, 대원제약이 그 빈자리를 빠르게 차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올해 1위 사업자 탈환을 공언했고, 대원제약의 포타겔 역시 빠르게 시장에 재진입했다. 미미하지만 일양약품의 '일양 슈멕톤'도 점유율 5%대에서 9%까지, 삼아제약 '다이톱'이 기존 2%대에서 4%대로 오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사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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