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취임 20여 일 만에 금융 전 업권을 순회하며 '쓴소리'를 내뱉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초 회동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 CEO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원장은 취임 후 금융업권 첫 만남이었던 은행장 간담회부터 '이익 추구가 지나치다'는 등 문제점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금융투자·보험업계 대표 만남에서도 쓴소리는 계속됐다. 이 때문에 예정된 여전사 대표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파악한 문제점을 거침없이 뱉을 것이라는 전망이 따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5일 카드사 7곳, 캐피탈사 4곳 등 여신전문금융업계 대표들을 만난다. 지난달 20일 은행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 원장은 금융투자업계, 보험업계 대표 간담회를 개최했다.
먼저 최근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카드사들에 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만큼 카드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소비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이 원장 취임 전인 지난 4월 카드업계는 대형 카드사의 부정사용·정보 유출 사고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또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 마련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감원은 카드사 실무진들을 만나 비상 자금조달 계획을 점검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리면서 카드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카드사 주요 자금조달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는 근 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462%를 나타냈다. AA0 3년물 금리는 연 4.525%로 집계됐다.
아울러 건전성·연체율 관리 강화 등 부실 위험 대비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차주 상환 여력 저하로 풀이되는 대환론·리볼빙(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 잔액이 크게 늘면서 부실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기준 카드 대환론 잔액은 9천6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천837억원보다 795억원(9%)가량 증가한 수치다.
결제성 리볼빙 잔액도 지난해 말 6조820억원에서 지난달 6조5960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대환론과 리볼빙은 높은 이자와 신용도 하락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금을 갚기 어려운 이들이 사용하는 비상 수단이다. 이 때문에 해당 서비스 잔액 증가는 상환 여력이 저하된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에 열린 시장전문가 간담회에서도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다가오고 있고, 시작됐을지 모른다"며 "향후 상황이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 금융사의 유동성 확보를 독려하는 한편, 충분한 충당금을 쌓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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