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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상금 456억에 금융사 직원 '갑론을박'…이자 얼마?


오징어게임의 상금 처리 두고 '들썩'…'사모펀드' 문제까지 등장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저희 은행에 돈을 예치하신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 아무런 말씀이 없으셔서요. 일반 예금 계좌에 있는 돈은 이자가 거의 없거든요. 저희 은행에서 이번에 VIP 전용 상담 서비스를 시작해서 소개도 드리고 인사도 드릴겸 해서 뵙자고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은행 영업점(PB센터)의 한 장면.

오징어게임의 승자에게 은행 지점장이 은근슬쩍 금융상품을 추천하려하자, 게임의 우승자는 "그 돈을 가지고 꼭 뭘 해야 되냐"며 갸우뚱한다. 내심 금융상품을 추천해 영업실적을 쌓고 싶은 은행 지점장은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만다.

'오징어게임' 열풍에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도 들썩이고 있다.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데스(death) 게임'이 펼쳐지는 드라마에, 금융권에서는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은행 지점의 금융상품 권유에 대한 얘기가 특히 화제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

◆ 오징어게임의 상금 456억원 화제…금융권 익명게시판엔 사모펀드 빗댄 '풍자' 눈길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금융권 종사자들이 모이는 게시판에는 오징어게임의 말미에 나오는 영업점 장면을 두고 '오징어게임서 제일 쫄렸던 장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금융감독원 소속의 작성자 A씨는 은행 PB센터 장면을 꼽으며 "예금은 이자 거의 없다고 지점장이 다른 상품 권유할 때 진짜 숨이 멎었다"고 짧은 글을 남겼다.

그 이유를 묻는 댓글을 통해 A씨는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사모펀드 가입해서 돈 다 날릴까봐"라며 "그게 어떤 돈인데 사모펀드로 돈 날리고 절규하며 끝나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댓글에 은행 등 금융사들에 소속된 다른 이용자들은 A씨의 생각에 동의하기도 했지만 금감원의 태도가 보인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한 작성자는 "금감원이랑 은행은 사모펀드에 돈 넣으면 날린다고 생각하나보구나"라는 댓글을 남겼다. 증권사 소속의 작성자는 "우리나라의 사모펀드의 미래는 망했다"고 자조섞인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은행 소속의 또 다른 작성자는 "이탈리아헬스케어, 라임, 옵티머스 펀드 등의 사태가 과거에 있으니 부담이 무자비하게 된다"며 "내가 하겠다는 사람들은 전혀 문제 없지만 (은행이 가입을) '해보실래요'하고 말하는 모양새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대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융사 직원들은 사모펀드 여파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펀드 가입 문턱을 크게 높인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은행 소속의 작성자 중 한 명은 "(상품 가입을 위해서는 금소법에 따라) 투자성향 분석부터 해야 한다"며 "금소법 계도기간은 끝났다"고 남겼다.

잇따라 달린 댓글에서는 드라마 속 한 인물을 지칭하며 "(그가) 금융지주 회장일 것 같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게임 운영진이 참가자들의 채무정보를 다 알고 있고, 요구불예금 456억원으로 혜택을 보는 지점장을 질타하며 예금상품에서 사모펀드 등 다른 금융상품의 환승을 권유할 수 있는 사람은 금융지주 회장 밖에 없다'며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블라인드의 '금융라운지'에 게시된 '오징어게임' 관련 게시글 [사진=블라인드]
블라인드의 '금융라운지'에 게시된 '오징어게임' 관련 게시글 [사진=블라인드]

◆ 은행에 456억원을 보통예금에 맡기면 은행원은 오히려 '함박웃음'…왜?

상당수의 은행 직원들은 현실에선 오징어게임의 주인공처럼 456억원이라는 거금을 보통예금에 맡겨두는게 은행에 오히려 이득이라고 봤다.

게임의 우승자가 자금을 예치한 보통예금은 요구불예금의 일종으로 은행에서는 '저원가성 예금', 내지는 '핵심예금'으로 분류된다. 쉽게 말하면 고객들에게 이자를 많이 챙겨주지 않아도 되는 상품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적금 고객보다는 되레 저원가성 예금을 맡기는 고객을 많이 확보할수록 좋다.

당장 456억원의 돈을 보통예금에 1년간 맡겨둔다고 하면 연 0.1%의 금리를 적용해 이자는 연간 4천560만원(세전 기준)이다. 원금이 워낙 커서 이자도 많아보이나 금리가 더 높은 상품에 맡기는 것보다는 적은 이자를 챙겨주면 된다.

그런데 적어도 연 1%의 정기예금에 맡긴다고 하면 이자는 4억5천600만원으로 보통예금에 맡길 때보다 10배 늘어난다.

은행 소속의 한 댓글 작성자가 "요구불예금에 400억원이 있는데 그걸 (지점장이) 왜 건드리지"라고 밝히자 다른 이용자들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른 작성자는 "저 지점장 이득보고 있다"며 "최소 3위 이상 하는 지점일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은행 소속의 어떤 작성자는 "지점장이 왜 굳이 통장에서 돈을 빼게 하느냐"며 "지점장이 눈치없다"고 은행 현실을 반영한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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