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방치된 70여마리 개...피부병 등 심각한 상태


견주 개 소유권 포기해도 보호할 곳 마땅치 않아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충남 천안의 한 창고에 개 70여마리가 열악한 환경 아래 방치된 가운데 상당수는 병에 걸려 있다는 민원이 접수 돼 천안시가 파악에 나섰다.

13일 천안시 유기견 봉사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쯤 한 남성이 열사병과 피부병이 걸린 개 9마리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당시 병원에 치료를 받기 위해 온 개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여러 마리가 같은 병으로 입원 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봉사자들은 견주 A씨가 개들을 사육하고 있는 곳을 찾았다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열사병 등으로 동물병원에 치료를 받기 위해 온 개들 [사진=유기견봉사자제공 ]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창고에 개 70여마리와 고양이 10여마리가 뒤엉킨 채 사육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병에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봉사자들은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A씨를 설득했지만 A씨는 창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버렸다.

봉사자 B씨는 "A씨가 창고에서 기르는 개들이 중성화가 안 돼 있어 그 안에서 번식이 계속 이뤄져 개체수가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창고 안의 개를 구조하지 않고 이대로 놔둔다면 개체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창고에서 80여마리의 개와고양이가 사육되고 있다. [사진=유기견봉사단체 인스타그램캡처]

봉사자들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을 키우는 이른바 '애니멀호더'일 수도 있다고 판단해 천안시에 민원을 접수했으며 시 관계자는 지난 10일 A씨의 창고를 찾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소유권을 포기하도록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A씨를 설득해 개들을 구조하는 천안시도 난감한 입장이다.

A씨가 개 소유권을 포기한다고 해도 구조 이후 대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천안시 유기동물 보호소는 이미 포화상태로 구조된 개들을 수용 할 공간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시는 최대한 입양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갈 곳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안락사 수순을 밟게 된다.

70여마리의 개를 사육하고 있는 천안의 한 창고 모습 [사진=이숙종 기자]

시 관계자는 "현행법상 개를 도살하는 게 아닌 이상 방치했다는 것만으로 형사고발이나 처벌은 어렵고, 소유권이 있는 개들을 강제로 구조할 수도 없다"며 "견주가 외부 접촉을 피한다고 그냥 놔 둘수 없어 계속해서 의약품과 사료 등을 지원하면서 상황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견주가 소유권을 포기한다고 해도 보호소가 여유가 없어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일단 입양을 우선 추진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안락사도 염두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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