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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냉동장’ 인가, ‘냉동인간’ 인가


국내에서 두 번째 냉동보관, 국내 냉동보관센터 설립도 추진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죽은 이를 ‘냉동보관’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도 두 번째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발생한 2번의 냉동보관은 조금 다른 형태로 이뤄졌다. 과학이 발전했을 때 되살리겠다는 ‘냉동인간’ 개념보다는 오랫동안 보관해 가끔 생전의 모습을 보겠다는 ‘냉동장’의 의미가 더 강하다.

냉동인간은 영하 196도의 액화질소 탱크(챔버)에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 첫 번째 사례는 2019년 상담을 했던 이로 자신의 어머니가 암투병 중이었다. 2020년 어머니가 갑자기 사망하자 장례를 치르던 중(발인 4시간 전)에 자녀가 국내 냉동보관 업체인 크리오아시아에 연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팀이 목 부분을 절개해 뇌로 가는 혈관을 찾고 있다. 동결보존액 치환작업의 일환이다. 혈관을 찾아 혈액을 다빼내고동결보존액을 넣는다.  [사진=크리오아시아]
의료팀이 목 부분을 절개해 뇌로 가는 혈관을 찾고 있다. 동결보존액 치환작업의 일환이다. 혈관을 찾아 혈액을 다빼내고동결보존액을 넣는다. [사진=크리오아시아]

이 사례는 혈액이 이미 응고된 상황이어서 치환작업은 진행하지 못했다. 며칠 동안 국내 안치실에서 냉동보존으로 있다가 냉동보관 시설이 있는 러시아로 이동했다.

두 번째 사례는 사전에 치환작업에 관한 프로세스를 점검했던 이였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진행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통해 보존했다. 암 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두게 된 50대 아내를 냉동 보존해 달라는 남편의 요청이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동결보존액 치환작업이 이뤄진 사례이다.

국내에서는 ‘냉동인간’보다는 ‘냉동장’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 평가이다. 먼 미래 의학기술이 발달해 냉동 보관했다가 되살리는 ‘냉동인간’ 개념보다는 장례문화 중 하나인 ‘냉동장’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형태 크리오아시아 대표는 “앞으로 국내에 말기암 케어를 하고 있는 파주의 한 병원 인근에 냉동보관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냉동보관의 핵심은 챔버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50년 보관에 약 6천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국내에 냉동보관센터가 만들어지면 초기비용으로 10년을 보관하고 이후에는 매년 일정 정도의 유지비용을 받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러시아의 경우 자녀가 사망했을 때 냉동보관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경우 자녀가 문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다음은 한형태 대표와 일문일답.

한형태 크리오아시아 대표. [사진=크리오아시아]
한형태 크리오아시아 대표. [사진=크리오아시아]

-사망 후 냉동보관이 의미가 있나.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가끔 볼 수 있다는 의미인지, 먼 미래 과학이 발달했을 때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인지.

“현재 주요 국가에서 사망선고의 기준을 심정지로 보고 있다. 뇌 활동은 바로 스위치 끄듯이 정지하지 않는다고 학계에서는 판단한다. 최대한 빨리 응급조치를 통해 뇌를 보존한다면 먼 미래에 다시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워낙 어려운 일이기에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유리화(세포의 수분을 유리가 녹은 상태처럼 만드는 것)라는 게 단일 세포에서도 어려운 일인데 전체 신체에 대해 가능한 것인가.

“이 역시 완벽한 유리화는 불가능하다. 현재는 거시적 동결보존액 치환을 통해 보호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기술이 발전하면 유리화 부분도 좀 더 세밀하게 가능하리라 본다.”

-국내에도 냉동보존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 등으로 이동했을 때 비용부담 때문인지 알고 싶다.

“아무래도 고객들은 먼 타지로 가족을 보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국내에 보존할 수 있다면 수요는 꽤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크리오아시아는 어떤 곳인가.

“2017년 과학기술정보 컨설팅을 목적으로 전신인 ‘휴먼하이테크’를 설립했다. 2018년 2월 러시아 ‘크리오러스(KrioRus)’와 제휴를 맺고 사명을 크리오아시아로 바꿨다. 당시 엔젤투자자도 나타나서 본격 냉동보존업을 준비하게 됐다. 2020년 4월 첫 고객이 발생했다. 그 후로 여러 기술적, 구조적 부분을 업그레이드시켜 2021년 비로소 완전한 프로세스를 갖추게 됐다.”

-이와 관련한 국내 법률이 있나.

“현재는 기존 장사법에 관한 법령을 근거로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냉동보관이 더 많이 발생한다면 세부 법률에 대한 개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

-냉동보관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갑작스럽게 가족이 말기암 등으로 사망했을 때 크게 고통받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2번의 냉동보관이 있었는데 어떤 이들이었나.

“첫 번째 고객은 2019년에 미리 상담하셨던 분으로 어머님께서 암투병 중이었다. 2020년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던 중(발인 4시간 전)에 갑자기 우리 회사가 떠올라 연락했다고 했다.

혈액이 이미 응고된 상황이라, 치환작업은 진행하지 못했다. 며칠 동안 국내 안치실에서 냉동보존으로 모시다가 러시아로 이동했다.

두 번째 고객은 미리 치환작업에 대한 프로세스를 점검했던 분이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진행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통해 보존했다. 암 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두게 된 50대 아내를 냉동 보존해 달라는 남편의 요청을 받았다. 국내 최초로 동결보존액 치환작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냉동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은지.

“또 다른 장례로 생각할 수 있는 ‘냉동장’이 미래에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 판단한다. 아무래도 돌아가신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족의 슬픔도 많이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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