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증권사 우발부채 감소 국면…'PF 규제 통했다'

[분석] 증권사 우발부채 감소 국면…'PF 규제 통했다'

대형사 1년 새 26% 줄여…선제적 조치 풀이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증권사 우발부채가 최근 1년 전보다 20% 이상 줄어드는 등 감소 국면에 들어서면서 금융당국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통했단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가까스로 맞추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증권사 상위 8곳의 우발부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25조9천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35조826억원 대비 26.10%(9조1천578억원) 축소됐다. 이는 작년 말보다도 1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 우발부채가 최근 1년 전보다 20% 이상 줄어드는 등 감소 국면에 들어서면서 금융당국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통했단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정소희 기자]

금융당국의 PF 규제가 약발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확정해 증권사들의 우발부채를 제한했다.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함은 물론 우발부채 증가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연내까지 부동산 우발부채를 자기자본의 100%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 결국 이에 앞서 선제적으로 우발부채 규모를 줄인 것이다.

관련 딜(Deal)이 통상 연말 클로징되는 데 따른 영향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말 클로징되는 딜들을 감안하면 이듬해 첫 분기에 집계되는 (우발부채) 수치는 더 감소할 수 있다"며 "작년 코로나19로 해외 PF 딜 자체가 축소된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작년 1분기 말 212.32%에 달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았던 우발부채 비율을 1년 만에 82.50%로 대폭 줄였다. KB증권 역시 지난해 1분기 87.78%에서 올해 59.56%로 축소하며 80%대를 벗어났다.

나란히 70%대던 NH투자증권(75.45%)과 한국투자증권(76.38%)은 올해 각각 36.81%, 61.18%로 그 비율을 낮췄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은 67.60%에서 60.62%로, 미래에셋증권은 30.04%에서 20.04%로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말 우발부채 비율이 무려 128.19%에 이르러 빨간불을 켠 이후 1년간 이를 35.04%포인트나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90%대(93.15%)여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가까스로 유지한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들 대형 증권사 가운데 우발부채 규모가 가장 많을 뿐더러 지난 1년간 그 비율 또한 유일하게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이 증권사의 우발부채 비율은 98.35%로 1년 전 92.85%보다 5.50%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이 4천억원가량 증가했지만, 우발부채 역시 3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껑충 뛰면서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거용 부동산 이외에 적용하는 우발부채 비율은 또 다르기 때문에 다른 (부동산) 자산에도 분산해 투자하면서 그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 우발부채는 투자한 자산별로 위험도가 달라 금융당국의 권고 이외 자체 관리 또한 필요하단 평가다.

이해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투자자산 구성상 상대적으로 리스크 부담이 큰 해외자산 비중이나 고위험자산 규모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대형 증권사 역시 자본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지속적인 재무건전성 지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