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사태] ⑨ 전금법 개정안으로 불똥…'고승범의 입'에 쏠린 관심

[머지포인트 사태] ⑨ 전금법 개정안으로 불똥…'고승범의 입'에 쏠린 관심

전금법 개정안 반대한 한은에 5년간 몸담은 고승범 후보, 27일 청문회에서 금융위 vs 한은 어느 쪽 택할까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머지포인트 사태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그동안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의견 대립으로 논의의 진척이 보이지 않은 상태다. 고 후보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었다가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을 받은 터라 오는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 후보로서는 5년간 몸담았던 한은의 입장만 받아들여 지급결제제도를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주장하기도 그렇고, 반대로 전금법 개정안의 드라이브를 걸었던 금융위의 입장으로 갑자기 선회하기도 곤란해보인다.

◆ 머지포인트 사태로 전금법 개정안 통과 필요성 제기돼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7일 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가입자만 100만명에 달하는 머지포인트 사태로 전금법 개정안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이번 청문회에 관련 내용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관계자는 "머지포인트 문제가 불거진 이상 (전금법 개정안을 반대했던) 한은의 금통위원이었던 고 후보의 전금법 관련 입장에 대해 금융위나 한은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지플러스는 음식점, 마트, 편의점 등 여러 업종에 걸쳐 상품을 2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머지포인트를 판매해왔다. 머지포인트는 전금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에 해당되지만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이 아닌 상품권 발행업으로 등록해 영업을 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제재를 가하자 머지플러스는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축소·중단했고, 환불도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른바 '먹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후 지금 국회에 계류중인 전금법 개정안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전금법 개정안에는 ▲선불 충전금의 외부예치 의무화와 외부청산 ▲고객의 우선변제권 신설 ▲고객별 1일 총 이용 한도 1천만원 제한 등과 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가 담겨 있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전금법 개정안 통과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금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의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가 주도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한은이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개정안의 쟁점은 외부 청산이다. 전금법 개정안에 금융위가 금융결제원 등을 외부청산기관으로 삼아 청산기관의 허가·감시·감독·규제 권한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자, 한은은 전금법 개정안이 한은의 지급결제 업무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위와 한은은 의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며 개정안은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전금법 개정안 반대 입장문 밝히기도

고 후보가 전금법 개정안을 두고 금융위원회와 갈등을 빚었던 한은에서 5년간 몸담았기에 이번 청문회에서는 그의 입장에 관심이 더욱 쏠릴 수 밖에 없다.

국회 관계자는 "현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직전까지 한은 금통위원이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월 금융위의 전금법 개정안 추진에 비판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금통위는 "금융결제원의 청산과 한국은행의 최종결제는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지급결제제도의 본원적 업무의 일부분"이라며 "전금법 개정안에 포함된 일부 조항(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 부분)이 중앙은행의 지급결제제도 업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당시 금통위원이었던 고 후보도 이에 동참해 금융위 법안 추진에 반대한 것이나 다름 없다"라며 "금통위원들이 입장을 밝힐 때 지급결제업무 등과 같은 실무를 알고 있는 고 후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여 청문회에서 그의 입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지난 2016년 4월 21일 금통위원으로 임명돼 지난해 4월 임기 3년으로 유임됐다. 지난 5일 금융위원장 후보로 지명받은 후 퇴임할 때까지 만 5년을 한은 금통위원으로 임했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를 좌지우지하는 한은의 핵심으로 7명의 금통위원의 의견 하나하나가 시장에 중요한 신호가 된다.

특히 고 후보는 금통위원 7명 중 유일한 관료 출신이자 금융정책 실무 경험자로 금통위에 오래 몸담으며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행정고시 28회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서비스국장(현 산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나머지 6명의 금통위원은 대부분 교수나 연구원 등 학자 출신이 대부분인 데 비해 고 후보는 금융정책 을 추진·실행해 온 실무의 경험도 겸비하고 있는데다, 평소에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인사로서 중량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한은은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로 전금법 개정안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자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지급결제 관련 사항을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소비자보호 관련 일부 조항은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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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