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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늘어나는 '층간소음'에 '해결사'로 나선 건설업계


건설사들, 전문 연구소 설립하고 기술 개발 박차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공동주택의 증가와 벽과 바닥이 접한 주거구조가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과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재택근무가 증가하는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이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도 '층간소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5일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8천795건이던 층간소음 민원은 2013년 1만8천524건, 2014년 2만641건, 2015년 1만9천278건, 2016년 1만9천495건, 2017년 2만2천849건에서 지난 2018년 2만8천231건으로 증가했다.

층간소음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해결책 모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층간소음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저감을 위한 해결책 모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發 층간소음 '심화'…"공동주택 비중 높고, 바닥 난방 보편화"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층간소음 관련 민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2~5월 콜센터와 온라인으로 접수된 민원 건수는 모두 1만1천655건으로,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9천 건보다 1.3배가량 증가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이웃 간 중재를 위해 전화상담, 현장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담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면 관할 지자체의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층간소음은 뛰는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 애완동물이 짖는 소리 등 주거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소리 등을 말한다.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 주요 내용. [사진=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 주요 내용. [사진=한국환경공단]

공동주택(아파트, 연립·다세대 주택, 기숙사 등) 층간소음 범위는 직접충격 소음(뛰거나 걷는 동작)과 공기전달 소음(TV와 음향기기 등의 사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구분된다. 다만, 욕실과 화장실, 다용도실 등에서 급수 또는 배수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은 제외된다.

현행 '공동주택 층간소음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전자기기에서 나는 소음의 경우 5분 측정 기준 주간 45dB(데시벨), 야간 40dB를 넘으면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소음으로 인정된다. 뛰거나 하는 행동으로 인한 직접 소음은 1분 측정 기준 주간 43dB, 야간 38dB를 넘거나 최대 주간 57dB, 야간 52dB를 넘으면 소음으로 인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목구조 위주 또는 입식 주거문화에 익숙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외국보다 우리나라는 유독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는 비중이 높고, 온돌 등 바닥 난방이 보편화해 층간소음에 더욱 취약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층간소음 잡아라"…전문 연구소 설립, 기술 개발 '박차'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건설업계 최초로 '층간소음 연구실'을 설립하고, 일찍이 층간소음 문제 개선을 위해 나섰다. 이어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15가지 저감기술 'H 사일런트 홈'을 선보이고,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적용한다.

이 기술은 ▲튼튼한 골조 ▲고성능 특화 바닥 구조 ▲최첨단 소음 예측 기술 ▲시공관리와 품질점검 ▲층간소음 알림시스템 등 5단계로 구분 적용된다.

또한, 현대건설이 특허권을 보유 중인 슬래브 강성보강, 레이저 스캔을 통한 골조 시공 품질관리와 층간소음을 줄이는 고성능 완충재, 슬래브 두께 상향, 고강도 기포콘크리트 등의 기술도 적용돼 한층 더 상향된 총감소음 저감 주택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의 층간소음 연구시설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의 층간소음 연구시설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국가고객만족도조사(NCSI)에서 2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명성에 맞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층간소음연구소를 신설했다. 이어 지난달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층간소음 저감 연구와 기술개발, 실증을 위한 층간소음 실험동 '래미안 고요安 랩(LAB)' 착공식을 개최했다. 층간소음 실험동은 경기 용인 기흥구 일원에 들어서며,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2천390㎡ 규모다.

약 100억원을 투자해 실증 주택 10가구와 측정실, 체험실 등을 조성한다. 오는 2022년 4월 준공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층간소음 연구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기술 개발부터 성능 검증까지 가능한 곳"이라며 "정부 연구기관과 협업을 확대,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해결에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와 관련된 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의 고통으로만 치부돼서는 안 된다"며 "층간소음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업계의 움직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층간소음 문제가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며 "향후에도 더욱더 행복한 주거권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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