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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IPO '묻지마 투자'는 끝났다


'고평가 논란' 크래프톤, 투자자 외면에 흥행 참패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얼마나 주식하는 사람들을 무시했으면 50만원에 판다고 올렸을까?", "공모주도 가격 산정 잘못하면 하한가 맞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크래프톤 관련 기사에는 이 같은 투자자들의 반응이 잇따랐다.

크래프톤은 인기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로 상장 예비심사 신청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제 공모에서는 4조3천억 가량을 모집하는 데 일반 투자자 청약 증거금으로 5조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청약에 공모규모(2조2천억원)의 37배에 달하는 81조원이 증거금으로 몰린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크래프톤의 증거금 규모는 같은 날 일반 공모를 진행했던 원티드랩(5조5천억원) 보다도 적었다. 시가총액 1천600억원 수준의 중소형주에 체면을 구긴 셈이다. 크래프톤의 예상 시총은 24조원 가량이다.

업계에서는 수 백만원에 달하는 최소 청약증거금, 중국발 게임규제 리스크 등과 함께 공모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높게 산정됐다는 '고평가 논란'을 흥행 저조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크래프톤 뿐 아니라 IPO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SKIET, 카카오뱅크 등 대어급 기업 공모에는 어김없이 고평가 논란이 따라붙었다.

지속되는 잡음에도 높은 공모가 책정이 반복되는 것은 IPO기업과 기존 주주, 상장 주관사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구주 매출을 진행하는 주주 입장에서도, 공모금액에 비례해 인수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 입장에서도 공모가가 높을수록 이득이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가 적정 가치보다 높게 형성될수록 공모주 투자로 이익을 볼 확률이 줄어든다.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증시 상장 첫날 IPO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대형 IPO기업에 대한 '묻지마 청약', '무조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등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크래프톤의 공모 흥행 참패를 계기로 IPO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지 지켜볼 일이다.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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