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선 경선 '구시대 망령 소환', 피로감이 몰려온다


기자수첩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지역주의 강을 건넜다."(2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소위 '적통' 논쟁에 이어 '지역주의'까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자 송영길 당 대표가 이같이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 경선이 난데 없는 지역주의 논란으로 시끄럽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를 떠올리며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이 전 대표가)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라고 한 것이 논쟁의 출발이었다.

이낙연 캠프 측은 이 발언을 두고 "이낙연 후보의 약점은 호남, 호남후보 필패론을 내세우는 것인가"라는 논평을 내어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까지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삼았다.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지적하자, 이재명 지사 측은 "지역주의 조장"이라며 오히려 당내경선에 지역주의를 불러들인 이낙연 캠프 참모진에 대한 책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선의의 의도로 한 얘기를 되레 상대방(이낙연 측)에서 지역감정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게 이 지사측 얘기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인터뷰의 맥락을 떠나 지역주의를 소환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격화하자 당 지도부에서 "김대중 이후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시기를 거치면서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지역주의가 다시 발 붙일 곳이 없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켜보는 이들에겐 벌써부터 피로감이 몰려온다.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적통' 공방을 치른 데 이어, 지역주의로까지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탓이다.

야당에서조차 민주당의 이같은 상황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는지, 반대했는지를 갖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며 "내년에 투표하는 만 18세 유권자들은 자신이 돌이 지나기도 전에 벌어졌던 탄핵 논쟁에 관심 있기보다는 젊은 세대의 여러 이슈를 다뤄주는 사람을 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공방으로 흘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 과연 '적통'이 누구인지, '지역주의'를 누가 조장하고 있는지에는 당사자들만 관심 있는 듯하다. 후보자의 자질을 판단해야 할 국민들 중 이 문제에 관심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본경선 일정은 코로나19로 당초 8월7일에서 9월4일로 미뤄져 10월10일 최종 대선후보 선출을 하게된다. 최종 후보 결정은 기존 계획보다 5주 늦게 나오게 된 건데, 경선 공백기간이 이대로 상호 비판수위만 높이는 시간이 된다면 내부 균열은 물론 본선 경쟁력마저 잃을 게 너무나 뻔하다. 6명이나 되는 후보들의 정책 쟁점은 무엇인지, 차이는 무엇인지 판단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고민할 때다.

일단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가 28일 후보들과 함께 이른바 '원팀 협약식'을 열어 경선 과정에서 깊어진 네거티브 공방을 진화하겠다고 한다. 같은 날 코로나19로 경선 일정이 연기된 데 따라 한동안 중단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TV토론도 재개된다. 이제라도 각 후보와 캠프, 지지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은 멈추고 진지한 정책 대결의 시간을 준비해주길 바란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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