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측 "병역기피 아냐…20년간 문제될 일인가"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한국 입국 비자를 발급해달라며 두번째 소송을 낸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 45)씨 측이 '병역 기피'를 부인하며 "입국 제한이 과연 20년 동안이나 문제될 사안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유씨의 소송대리인은 3일 오후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정상규) 심리로 열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애초 유씨는 병역을 면탈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게 아니"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씨 측은 "피고의 처분은 비례,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며 "이런 처분을 받은 사람은 유씨밖에 없다. 20년이 지났는데도 병역 문제 얘기가 나오면 유씨의 이름이 나오고 그의 노래는 몰라도 병역 논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라고 했다.

또 미국 시민권 취득에 대해선 "병역면탈이 아니라 이미 미국 영주권을 가진 사람이 절차에 따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 측은 '논란이 있다'는 이유로 유씨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원인과 결과가 바뀌었다"면서 "이 사안을 20년간 논란이 되도록 만든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씨가 지난 2002년 1월 해외 공연 등 명목으로 출국한 뒤 미국시민권을 취득해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병무청은 "유씨가 공연을 위해 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사실상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며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입국금지 결정을 내렸다.

유씨는 지난 2015년 10월 재외동포(F-4) 비자발급을 신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했으나 대법원은 "LA 총영사관이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LA 총영사관의 비자 거부 조치가 위법하다고 본 대법원 판단을 유지해 원고 승소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지난해 3월12일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씨는 승소 판결 뒤 비자 발급을 신청했으나 외교부는 '국가안보·공공복리·질서유지·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다시 거부했다. 외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적법하게 재량권을 행사해 거부처분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유씨는 지난해 10월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비자 발급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 소송을 냈다.

다음 재판 2회 변론기일은 오는 8월2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