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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美 세탁기 수요봇물…年 평균성장률 7배 폭발


재난지원금·보복소비 덕에 세탁기 구매 多…삼성·LG, 판매량 300만대 넘어설 듯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가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재난지원금을 받은 미국 소비자들이 세탁기 구매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미국 가전 제조사 협회(AHAM, Association of Home Appliance Manufacturers)에 따르면 미국 세탁기 시장은 올 들어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4~5% 성장률을 기록하는 예년에 비해 6~7배 높은 수치로, 업계에선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펜트업(pent up·보복소비)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냉장고,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부양에 따라 1인당 1천400달러 규모의 대국민 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가계 소비를 끌어올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9.8%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18.3% 급증한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빨래를 더 자주하게 되는 데다 정부에서 지원금까지 나오자 세탁기 추가 구매에 나서는 미국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안다"며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인한 보복소비가 미국 시장에선 이제서야 일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에 LG전자는 급증하고 있는 미국 내 세탁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증설키로 했다. 2천50만 달러(약 229억원)를 신규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있는 세탁기 공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클락스빌 세탁기 공장의 연간 생산물량은 현재 최대 120만 대에 달하며, 작년 8월까지 이곳에서 생산한 세탁기 물량은 100만 대로 집계됐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9월 교반식 세탁기를 출시한 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교반식 세탁기는 국내에선 찾기 힘들지만 미국에선 시장의 30%가량을 차지할 만큼 수요가 많다. 또 드럼·통돌이 세탁기에 비해 보급형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한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미국 현지 업체들의 마지막 텃밭으로 불리지만 최근에는 이곳에서도 LG전자 등이 선전하고 있는 상태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부사장은 "LG전자 세탁기에 보내준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 덕분에 최근 수년간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며 "이번 증설 투자도 현지에서 전례없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현지 및 동남아에 있는 세탁기 공장을 통해 물량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만큼 당장 추가 공장 증설 및 투자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급증하고 있는 수요 증가에 맞춰 온라인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쳐 대응하는 한편, 미국 시장 내 점유율 1위 자리 유지를 위해 가전 패키지 및 홈페이지 콘텐츠 강화 등의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1위인 삼성전자의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7.2%, 2019년 17.7%, 2020년 19.0%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위인 월풀은 2019년 18.1%에서 지난해 17.0%로 1.1%p 감소했고, 3위인 LG전자는 2019년 13.9%에서 2020년 15.7%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셀프 가이드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온라인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제품 데모, 보건 위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배송, 설치 등의 정책을 새롭게 도입해 비대면 판촉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급증하는 제품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지난 2017년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청원을 계기로 이듬해 2월 발효됐지만 삼성전자, LG전자가 이를 고려해 미리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설립하면서 오히려 시장 변화에 즉각 잘 대응하게 됐다"며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이 줄어 원가경쟁력도 올라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보복소비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연간 약 300만 대 규모의 세탁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 분위기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올해 판매량은 이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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