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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청구 간소화 법안 발의…보험업계 숙원, 이번엔 가능할까


21대 국회서 4차례 법안 발의돼…의료계 반대 설득해야

서울의 한 병원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병원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다시 발의됐다. 지난 20대 국회에 이어 이번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이 연이어 발의됐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인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실손 청구 간소화가 국민 편의를 위한 목적인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험업법 개정안 대표 발의

개정안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의료기관에게 진료비 계산서 등의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보험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의료기관은 이에 따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손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 또는 통원 치료 시 의료비로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6월 기준 3천8백만명이 가입돼 있어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도 불린다.

그간 실손보험금 청구는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천950만건이던 청구건수는 2019년 1억 532만건으로 3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 일상과 밀접한 상품이지만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가입자가 의료기관에 직접 방문해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증빙 서류를 병원에서 발급받은 뒤, 우편·팩스·이메일·스마트폰 앱 등으로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로 인해 보험금이 소액인 경우 보험금 청구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난 2018년 보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실손 보험금 청구 불편 등으로 소액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다고 응답한 가입자가 약 90%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도 개선을 권고한 이후 청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인해 12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네 번째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고용진·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지만 자동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 고 의원과 전 의원이 다시 개정안을 발의했고, 야당 의원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국회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 의료계, 개인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반대…"국민 편의를 우선해야"

의료계는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실손보험이 민간 간의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보험사들이 국민 편의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민간보험사는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 청구 전산화의 목적"이라며 "데이터 확보를 통해 보험금 심사를 엄격히 해서 보험금을 아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이 또다시 발의되자 보험업계는 다시 한번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행 청구 과정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병원과 보험사 모두에게 극심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기에 대승적인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논하는 시대에 불필요한 종이서류를 발급받아 일일이 팩스 등으로 전송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실손보험인만큼 어떤 집단의 이익보다 국민의 편의를 우선 생각해 이번 국회에서는 법안이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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