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세계최초로 니오븀(Niobium)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소자를 개발하고 그 특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나노전기역학 소자(nanoelectromechanical systems)란 역학적 진동을 전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나노스케일의 소자를 말한다.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마이크로파 신호를 수백 테라헤르츠(THz)의 광신호로 변환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양자시스템 간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양자네트워크용 마이크로파-광파 변환장치, 양자컴퓨터용 소자, 고정밀 스핀감지 기술 등에 응용될 수 있다.
KRISS 연구팀이 개발한 니오븀 기반 나노전기역학 소자는 기존의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한 소자보다 더 실용적인 온도와 자기장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알루미늄 소자는 절대온도 1K, 외부자기장 0.01T(테슬라)에서 작동하지만,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는 절대온도 4 K, 외부자기장 0.8 T(테슬라)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어 작동환경의 제한조건을 크게 뛰어넘었다.
초전도체 기반 양자소자는 기가헤르츠(GHz)대 전자기파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초전도 큐비트’라는 양자 상태를 제어하거나 측정한다. 알루미늄과 니오븀 모두 극저온에서는 초전도 특성을 나타낸다.
니오븀은 온도 및 자기장과 같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강한 전기역학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인, 기판 전극으로부터 소자를 100 nm (나노미터) 수준으로 띄워 유지하는 기술이 없었다. 나노스케일에서는 분자 간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나노구조를 만들고 내부의 잔류응력을 제어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역학계팀은 약 2년의 연구 끝에 니오븀 증착 조건을 최적화해 잔류응력을 제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KRISS 연구팀은 개발한 소자를 이용한 마이크로파 제어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강한 전기역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소자보다 마이크로파 투과율을 1천배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아이솔레이터, 서큘레이터 등 마이크로파 소자를 더욱 소형화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소자를 활용해 다양한 양자정보장치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마이크로파-광신호변환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소규모 양자 네트워킹을 넘어, 다양한 양자 시스템 간 양자정보를 자유롭게 전송하는 양자 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관련 논문은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에 게재됐다.
◇논문제목: Superconducting Nanoelectromechanical Transducer Resilient to Magnetic Fields (pubs.acs.org/doi/10.1021/acs.nanolett.0c04845)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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