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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수심위, '이재용 프로포폴' 수사 중단 권고…무리한 수사 '도마 위'


가부 동수로 사실상 '불기소' 권고…"檢, 두 번이나 권고 거스를 수 없을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법학 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 권고를 내렸다. 기소 여부도 가부 동수로 사실상 불기소처분으로 결론이 내려져 검찰이 또 다시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이날 오후 수심위를 열고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사건의 수사 계속·기소 여부를 심의했다. 위원장을 제외한 총 15명의 현안위원이 참석했지만, 이 중 한명은 검찰 측의 이해충돌 여부로 인해 기피결정되고 나머지 14명이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에 불법성이 있는지를 놓고 검찰과 이 부회장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수심위는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해 찬성 6명, 반대 8명으로 '수사 중단'으로 의결했다. 다만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찬성 7명, 반대 7명으로 동률이 나왔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삼성은 일단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돼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법조계와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된 15명의 수심위 현안 위원들이 사건을 검토해 수사 계속 여부, 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찰에 권고한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이 부회장이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받았다는 공익제보를 받았다. 프로포폴은 '우유 주사'로도 불리는 향정신성 수면마취제로 용도에 따라 마약류로 분류된다.

이후 권익위는 공익신고 자료와 수사의뢰서를 대검에 전달했고,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배당됐다. 그 사이 공익제보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공동공갈 혐의로 지난달 2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는 1년 넘도록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그동안 검찰이 1년 이상 수사를 진행해온 데 대해 외부 전문가들이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수심위를 신청했다. 이 부회장 측은 "의료 시술 과정에서 합법적 처치 외에 프로포폴의 불법 투약이 전혀 없었다"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왔다.

또 이번에 수심위에서 수사 중단과 사실상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일각에선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수사 중단 결과에 기소 여부가 동수로 나왔다는 점에서 검찰이 사실상 유죄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심위가 불기소를 권고하더라도 검찰이 이를 꼭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삼성 합병·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불기소해야 한다는 수사심의위 권고에도 기소한 바 있다. 당시 총 13명의 수심위 위원들 중 10대 3으로 불기소 및 수사중단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검찰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검찰이 수심위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삼성은 사법리스크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게 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로, 지난 20일에는 충수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다. 또 삼성물산 합병·삼성 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재판도 최근 재개된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삼성물산 합병 건과 달리 개인 사건인 데다 두 번이나 수심위 권고를 거스르긴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 검찰이 기소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이 자체 개혁 방안으로 도입한 제도를 두 번이나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일을 벌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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