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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지분 늘린 블랙록…은행주 시대 신호탄?


3월 이후 은행업종 8% 상승…유동성 축소·금리상승으로 은행주 선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KB금융지주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 보유 지분을 6.02%까지 높였다. 블랙록 외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3월 들어 국내 은행주를 대거 매집하고 나서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주의 상승 랠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매수 상위 종목에 은행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 1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KB금융의 주식을 3천377억원 어치 사들여 순매수 전체 3위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1천321억원) 신한지주(1천270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밖이지만 기업은행(485억원)과 우리금융지주(318억원)에 대한 매수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그룹 본사 [사진=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금융그룹 본사 [사진=KB국민은행]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KB금융 지분 5.01%→6.02%

특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KB금융 지분 확대가 눈길을 끈다. 블랙록은 운용자산 규모가 약 1경원에 달한다.

블랙록은 지난 10일 공시를 통해 KB금융의 지분을 기존 5.01%(1천937만853주)에서 6.02%(2천505만939주)로 늘렸다고 밝혔다. 블랙록이 지분 공시를 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 23일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 블랙록은 2014년 이후로도 꾸준히 KB금융의 지분 매매를 반복해왔다. 미국 본토를 포함해 영국·싱가포르·일본 등 전 세계 14곳의 지점에서 거래가 활발했다.

국내 공시 규정에 따르면 지분율 5% 이상 보유 주주는 지분 증감률이 1%포인트를 초과해야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지분을 수시로 사고판다고 해도 그 규모가 1%포인트 이하면 공시 의무가 없다.

그러나 지난달 1일 블랙록의 관계사인 아페리오(Aperio) 그룹이 124만8천597주(주당 4만2천100원)를 약 525억원에 신규 매수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변동률 1%포인트를 넘겨 지분 공시를 하게 된 것이다. 아페리오 그룹은 부유층 개인 맞춤형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회사로, 지난해 11월 블랙록이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블랙록 외에도 최근 KB금융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KB금융을 가장 많이 사들인 증권사 창구는 크레딧스위스(CS)증권으로 이 기간 100만주 넘게 순매수 중이다. 골드만삭스(98만주) 모건스탠리(91만주) UBS(89만주) 다이와(79만주) CLSA증권(66만주) JP모간증권(64만주) HSBC증권(53만주) 등 순매수 상위 창구 대부분이 외국계 증권사다.

외국인들이 KB금융을 비롯해 국내 은행주를 집중 매수하는 것은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 대해 올해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투자회사가 국내 은행주 지분을 늘리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 금리 방향성 '우상향'·유동성 축소 우려…"시장 관심 증권→은행 이동할 것"

코스피시장에서 은행업종 지수는 3월 들어 지난 12일까지 8.69%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박스권을 오가며 2.21% 상승한 것을 크게 상회하는 성과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1.5%대를 지지하고 있고, 직전 고점인 1.6%로 뚫고 올라가려는 흐름이 계속되며 국내 은행주에도 금리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리뿐만 아니라 국내 시중금리도 급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한 주 동안 3년물 국채금리가 15bp(1bp=0.01%P) 이상 올랐고, 10년물도 10bp 이상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9천억원을 순매수하는 와중에 은행주를 4천5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중단기 시중금리 방향성이 상승 쪽일 수밖에 없고,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 상승폭이 더욱더 가팔라질 수 있어 은행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업종의 주가는 지난해 초와 비교할 때 홀로 하락해 있어 현재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직 0.35배에 불과해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저평가 상태"라며 "예상을 넘어서는 순이자마진(NIM) 개선폭과 충당금 안정화로 1분기 실적 발표 시 연간 이익 전망 상향이 확실시되고, 외국인 수급 여건도 당분간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7년말 고점 당시 은행주의 PBR은 0.60배 수준이었다"며 "당시와 수익성이 비슷한 데다 지금은 금리 상승 초입 국면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규제 요인을 감안해도 적어도 PBR 0.45~0.50배 수준까지는 열어 놓고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였다면, 금리 상승과 유동성 축소에 민감해짐에 따라 앞으로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상 긴축은 당분간 없겠지만 금융기관을 통해 자산시장으로 유입된 유동성은 위축될 수 있다"며 "아파트 매매량, 증권예탁금 감소, 은행 신용대출 증가율의 하락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성 공급이 둔화된다는 것은 긴축정책의 실제 시행 시기와 별개로 신규 자금 공급에 대한 기대보다는 긴축에 대한 우려에 더 민감해질 시기임을 의미한다"며 "지난해 유동성 확대라는 단순하고도 거대한 흐름에 의해 증권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면, 이제는 은행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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