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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이머, 이제는 고객으로 대우해야


확률형 아이템 논란…게임업계도 달라져야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사료'라는 표현을 모르는 이가 드물 듯하다. 사료란 불시의 서버 점검 및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을 때 운영사가 전달하는 소정의 보상을 의미한다. 이 표현은 부실 운영에 들고 일어나도 보상을 주면 잠잠해지는 상황 등을 가리켜 널리 쓰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거침없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서다. 사료만 주면 잠잠해지던 이들은 이제 게임 게시판에 드러눕기 시작하더니 아예 트럭 시위를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더니 한계에 이른 이용자들이 본격적으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유튜브와 SNS 등 1인 미디어의 발달로 개개인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응집력을 가지게 된 영향도 없지 않겠으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로는 이용자들이 각성했다는 점을 꼽고 싶다. 더 이상 소통없는 배째식 운영만으로는, 또한 사료를 투척하는 1차원적인 방법으로는 성난 '겜심'을 해결할 수 없어 보인다.

이처럼 각성한 이용자들은 최근 말 많은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 규제하라며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개봉 전에는 결과값을 알 수 없는 상품으로 십수년 넘게 국내 게임사들의 핵심 수익모델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용자들은 습득률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고 깜깜이식 상품을 팔아온 게임사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투명한 확률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급기야 업체가 확률을 수시로 조작한다는 의혹마저 번지면서 상황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게임업계는 자율규제를 통해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인 모습인 게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자율규제를 따른다는 명목으로 확률형 아이템 습득률 표를 찾기 어렵게 홈페이지 구석에 숨겨두거나 특정 아이템별 검색이 불가한 점, 0%에 수렴할 만큼 한없이 낮은 확률 등 오랜 기간 동안 반발을 누적해온 탓이다.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거센 건 어찌보면 그간 게임사들이 비교적 쉽게 걸어온 데 따른 대가일지도 모른다.

트럭 시위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언젠가는 결론이 날 것이다. 현재 마련 중인 자율규제를 대폭 개선해 법적 규제를 막을 수도 있고 결국 법적 규제가 이뤄져 유·무료 아이템의 모든 확률을 외부에 알려야 하는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와 무관하게 게임업계가 본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이용자를 '고객'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게임사들은 서비스하는 게임을 플레이하러 온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눈먼 확률로 사람들을 낚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전력을 다해도 엇나간 겜심이 돌아올까 말까다. 이미 각성한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넘어 더한 것도 불사를지도 모른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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