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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넥슨發 연봉 인상 릴레이 '이면'…게임업계 양극화 우려


적자난 게임사도 연봉 올렸다…개발자 유출 방지에 '전전긍긍'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넥슨으로 촉발된 연봉 인상 릴레이의 여파가 중견 게임업체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제는 업계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연봉 800만원 이상을 일제히 인상하며 개발자 유출 방지 및 인재 확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반면 광풍에 가까운 연봉 인상 릴레이가 게임업계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거란 우려 섞인 전망도 없지 않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넥슨(대표 이정헌)의 파격 연봉 인상 발표가 있은지 한달여 만에 넷마블, 컴투스·게임빌, 크래프톤에 이어 조이시티, 베스파까지 연봉 인상 릴레이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천만원, 비개발직군 4천500만원으로 크게 상향 적용하고 재직중인 직원들의 연봉도 800만원씩 일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일회성 격려보다는 체계적인 연봉인상을 통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이러한 결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이 공격적인 연봉 인상을 발표하자 게임업계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공채 시즌을 앞두고 우수 개발자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조성된 탓이다.

이에 질세라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도 9일만인 지난달 10일 사내 공지를 통해 전직원 연봉을 800만원씩 인상하고 개발직군 5천만원, 비개발직군 4천500만원으로 신입 연봉을 상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넥슨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춘 것이다.

형제 회사인 컴투스·게임빌(대표 송병준)도 19일 전직원 연봉을 평균 800만원 올리기로 했으며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넥슨, 넷마블보다 한술 더 떠 개발 직군과 비개발 직군의 연봉을 일괄 2천만원, 1천5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해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조이시티(대표 조성원) 역시 전 직원의 연봉을 1천만원씩 인상한다고 지난달 26일 사내 공지했으며 '킹스레이드'를 만든 베스파(대표 김진수)도 3일 1천200만원의 연봉을 일괄 인상한다고 전했다. 특히 베스파는 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도 이같은 강수를 둬 눈길을 끌었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자사 게임들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자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게임사들의 연봉 인상 릴레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본격적인 연봉 협상 시즌이 도래하면서 다음 '타자'는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빅3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등 아직까지 연봉 인상 소식을 전하지 않은 대형 업체들의 향방에 이목이 집중된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3~4월에 연봉 인상 여부를 검토하는 만큼 조만간 관련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아이뉴스24]
[그래픽=아이뉴스24]

◆업계 양극화 우려도…잡음 없지 않아

물론 잡음도 없지 않다. 특히 800만원씩 연봉을 일괄 인상하는 최근 흐름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감지된다. 일부 업체의 경우 수백만원의 연봉이 오른다는 거짓 소문이 퍼져 곤혹을 치른 사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견 게임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인센티브를 보다 많이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연봉도 소폭 인상하기로 했으나 자칫 잘못 알려질 경우 소문이 곡해될까 우려스럽다"고 조심스레 사내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연봉 인상 릴레이로 인해 가뜩이나 심한 국내 게임업계의 양극화가 극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형 업체 수준의 연봉 테이블을 제시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들의 인력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 등 대형 IT 업체들이 연봉을 올리면서 대형 게임업체들도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연봉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대형 게임사들은 자금력이 있으니 그나마 버틸 수 있는데, 중소 게임사들은 이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급 인력 유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되면 인력의 빈부격차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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