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도, 세무사도 모르는 세법…조세저항 커지나


국세청은 "관할 세무서 판단", 관할 세무서는 "국세청에 상담해야"

[픽사베이]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양도소득세 상담 안 받습니다."

A씨는 오는 6월부터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 안산 세무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번번이 허탕을 쳤다. 5곳 중 3곳이 양도세 관련 상담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사무실은 출입문에 "양도소득세는 상담하지 않고 있다"는 문구도 걸린 곳도 있었다.

A씨는 양도세 세무상담을 겨우 받은 2곳에서도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A씨의 질문에 세무사들은 쩔쩔맸다. 세무사들은 하나같이 "확답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고만 말했다. 결국 A씨는 세무상담 착수 및 검토 보수료로 30만원 가까이를 날리게 됐다.

다주택자인 A씨가 궁금한 내용은, 자신이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다가 김포로 직장이 변경되면서 불가피하게 주택을 처분하게 된 만큼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냐는 것이다. 소득세법에 취학, 직장변경, 질병, 학교폭력 전학 등 부득이한 사유시 양도세 면제 규정이 있다.

하지만 ▲기존 아파트 분양권 취득 시점 ▲잔금납입 시점 ▲정부의 투기대책 지정 시점 ▲기존 아파트 거주기간 ▲새 아파트 분양권 계약일 시점 ▲새 아파트 취득 시점 ▲기존 아파트 처분 시점 ▲분양권 주택 산정 시점 ▲직장변경에 따른 출퇴근 가능지역 사실판단 등 따져야할 변수만 수십여가지다.

결국 세무사들 역시 자칫 잘못 대답했다가는, 거액의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양도세 상담을 거부하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정부가 납부할 세액을 알려주지만 고지세액인 반면, 양도세는 자진신고해야 한다.

양도세 확정신고 대상자가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무신고가산세 20%, 과소 신고를 한 경우 과소신고가산세 10%가 부과된다. 부정한 방법으로 양도세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거나 과소 신고한 경우 40%의 가산세를 내야 한다.

서울시내 아파트 [뉴시스]

◆ 국세청은 "관할 세무서가 판단", 관할 세무서는 "국세청에 상담해야"

정부의 응대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126 국세청에 서면질의를 남기고 또 126번 국세상담센터에 연락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두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도세 비과세 적용 여부는 관할세무서의 사실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답변 문구에는 "세무상담 답변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A씨는 마지막으로 관할 세무서를 찾았다. 하지만 관할 세무서는 "세무상담은 해줄 수 없다"며 "국세청에 문의해야 한다"고 A씨를 문전박대했다.

A씨는 "자칫 1~2억원에 달하는 양도세를 추징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매일같이 세법을 공부하며 판례를 익혔다"며 "세무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간 개인 세무사무소, 전화 상담한 국세청 직원들에게 오히려 변경된 규정을 설명해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세밀하지 못한 부동산 대책들이 세법을 사실상 난수표로 만들었고, 결국 그 피해는 납세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납세자들의 이같은 불만은 조세저항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납세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청원인은 "국세청에 서면질의와 인터넷 상담을 하고 세무서 2곳 방문해 상담, 126 국세상담센터와 개인세무사 대면상담도 해봤지만 모두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며 "부동산 관리를 위해 부동산감독원을 만들었으니 그 조직 내에 양도세를 계산해줄 수 있는 부서를 만들어달라"고 토로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