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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경쟁 '활활'…삼성전자, 업계 1위 TSMC와 점유율 격차 줄일까


삼성전자, 향후 인텔 수주 물량 늘릴 듯…TSMC, 대규모 투자로 시장 확대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평택캠퍼스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평택캠퍼스 EUV 전용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번 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의 생산 물량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는 22일 오전 7시(현지시간 21일 오후 2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3년 출시될 7nm(나노미터·1nm=10억분의 1) 프로세서 제품 중 대부분을 자체 생산할 것"이라며 "인텔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광범위 해 특정 기술과 제품과 관련해선 외부 파운드리 사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인텔이 그동안 지적 받았던 경쟁력 저하에 대해 스스로 인정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생산 기술이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각에선 반도체 칩 제조분야 필수 공정인 극자외선(EUV) 시스템 시장에서도 인텔의 기조 변화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UV 장비를 공급하는 ASML에서 공급했던 인텔의 EUV 장비 출고량이 최근 삼성전자와 TSMC로 이전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자체 공장에 의존해 온 인텔이 전통과 결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실상 경쟁사들에 뒤처졌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7nm 자체 생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캐파 문제, 경제성, 고객들에 대한 확실한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외주 생산도 점차 확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이번에 재확인했다"며 "7nm 자체 생산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이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 지는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TSMC]
[사진=TSMC]

인텔은 이날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TSMC·삼성전자와 이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미국 IT 전문 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한 달에 300㎜ 웨이퍼 1만5천 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nm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텔의 사우스브릿지로 불리는 PC메인보드 칩셋 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스브리지는 PC의 메인보드에서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입출력 장치를 제어하고 전원을 관리한다. 당초 일각에선 인텔이 삼성전자에 맡긴 물량이 그래픽처리장치(GPU)인 것으로 추측한 바 있다.

이번 일로 삼성전자는 1위인 TSMC를 추격할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5.6%, 삼성전자가 16.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3분기 점유율은 TSMC가 53.9%, 삼성전자가 17.4%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일을 시작으로 향후 인텔의 파운드리 수주 물량을 점차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오스틴 공장 증설을 통해 5nm 이상 선단공정에서 고부가제품 양산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격차 벌이기에 나선 TSMC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TSMC는 인텔의 GPU 외주생산 물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첨단 5nm 이하 공정을 위한 공장을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지을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올해는 설비투자에 전년 대비 62.4% 늘어난 250억 달러~280억 달러(약 30조7천억 원)를 집행할 예정으로, 이 중 80%를 3nm·5nm·7nm 선단공정에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이처럼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파운드리 서비스의 공급이 앞으로의 수요보다 부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파운드리 업황의 호황에 대한 대응 및 향후 초미세 선단 공정으로의 기술 격차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서 7nm대 선단 공정을 통한 제품 양산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뿐"이라며 "향후 5nm 이하의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 시장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이에 TSMC는 현재 7nm 기반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오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2nm 공정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2분기부터 5nm 기반 양산에 착수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4nm 1세대 공정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삼성전자는 TSMC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격차 벌리기에 나선 것과 달리 최근 실형 선고를 받고 재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으로 투자 계획을 내놓기가 쉽지 않아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올해 파운드리 부문 투자 금액은 TSMC 투자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0조~12조 원가량일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대규모 투자에 맞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유일하지만, 총수 부재로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3nm 급부터는 신기술 개발 성과, 수율 개선 노력, 후공정 경쟁력 격차 축소 여부에 따라 삼성전자가 TSMC 대비 시장점유율 등 측면에서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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