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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앞둔 케이뱅크, 구원투수로 비(非)KT 서호성 내정


당면 과제는 추가 증자 통한 수익 기반 공고화

시민들이 케이뱅크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민들이 케이뱅크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케이뱅크가 새 행장 후보로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을 내정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신용카드사, 증권사 등에서 굵직한 임무를 맡아온 금융 전문가이자 비(非) KT 출신 인사라는 점이 주목받는 부분이다. 케이뱅크가 지난 해부터 상승 궤도를 타고 있는 만큼, 흐름을 끊지 않기 위해 금융사에 몸담았던 구원투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 업계 예상 뒤엎고…케이뱅크 임추위, 비KT 출신 서호성 부사장 추천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이문환 전 행장의 사의 표명 이후 15일까지 총 세 번의 회의를 열었다.

역사가 길진 않지만 그간 케이뱅크의 행장은 모두 KT 출신이었다. 초대 행장인 심성훈 전 행장은 KT 비서실장, KT 시너지경영실장,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상무를 거쳤고, 2대 행장인 이문환 전 행장은 KT 경영기획부문장, KT 기업사업부문장, 비씨카드 사장을 맡았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KT 또는 주요 주주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인물이 차기 행장 물망에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임추위는 KT는 커녕 주주사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서 부사장을 선택했다.

금융권에선 이를 케이뱅크의 각오라고 읽기도 한다. 대출 영업 중단, 증자 난항 등 그간 케이뱅크가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만큼, 확실한 금융 전문가를 선임해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선 증자 기반 마련은 물론, 정보기술(IT) 환경에 대한 트렌드 대응 등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들이 많다"라며 "그런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 부사장은 커리어 중 많은 시간을 금융권에서 보내며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카네기멜론대 MBA를 거친 그는 지난 1992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이후 현대카드,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의 금융회사의 중역을 맡았다.

특히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엔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회사의 '턴 어라운드' 전략을 수행했다. 서 부사장은 흑자 전환을 이뤄낸 주역으로 알려진다. 2005년엔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엠(M) 카드' 상품성 개선, 알파벳 카드 마케팅 도입으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도 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과 HMC투자증권에선 전사 기획을 담당하며 인수 합병 등의 업무를 맡았다.

임추위 추천을 받은 서 후보자는 "케이뱅크가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1호'라는 명성에 걸맞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후보자 [사진=케이뱅크]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후보자 [사진=케이뱅크]

◆ 녹록치 않은 금융업 환경…추가 증자 필수적

서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케이뱅크 3대 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전 행장이 케이뱅크 정상화 과정에서 사의를 표한 만큼, 취임 이후 서 후보자는 케이벵크의 '퀀텀점프'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당장 급한 건 추가 증자다. 케이뱅크는 지난 해 7월 4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비로소 정상화의 단초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는 발판일 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추가 증자가 불가피하다.

지난 해 말까지 케이뱅크는 추가 증자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으며, 그를 바탕으로 올해 추가 증자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규모는 4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추가 증자가 이뤄질 경우 케이뱅크의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의 지난 해 3분기 말 기준 총 여신은 2조1천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늘었다. 2019년 3분기 증가폭인 25.5% 대비 크게 늘었으나, 한동안 대출영업을 하지 못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여신이 18조7천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채울 공백이 많다.

하반기엔 토스뱅크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이 예고돼있다.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계열사인 '토스혁신준비법인(가칭 토스뱅크)'는 오는 7월 영업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천800만이라는 플랫폼 고객과 '중금리 금융'이라는 타깃을 확실히 잡고 있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막 정상화 궤도를 탄 케이뱅크지만, 결코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성장성을 평가할 지표는 손익으로, 코로나19 불확실성, 당국의 규제 등을 감안하면 탄탄한 수익 기반을 쌓는 게 필수적"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증자를 통해 탄탄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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