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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의 재테크] 정의선의 주식 신공…'800억을 2400억원으로'


전기차 기대감에 애플 협력설까지 주가상승 촉매…총 보유주식 평가액 4조 돌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지난해 3월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세계 대공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모양새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좌표인 미국 다우와 나스닥은 각각 2만선과 7천선이 붕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대공황의 우려감을 싹틔운 것이다. 미국과 동조화가 심한 국내 시장의 충격파는 더 컸다. 국내 코스피 시장이 1400선까지 주저 앉으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10년 8개월 만에 나온 최악의 수치였다.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낸 것은 각 그룹 리더의 역배팅이었다. 이후 동학개미까지 힘을 보태면서 이달 6일 코스피는 3천선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위기 상황을 기회로 잡은 리더들의 재테크가 돋보이는 이유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총 817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 모두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을 지난해 3월 19일 13만9천주(취득단가 6만8천435원), 20일 6만5천464주(6만8천567원), 23일 28만5천517주(6만8천646원), 24일 5만7천464주(7만3천291원), 25일 3만3천888주(8만1천463원) 등 총 58만1천333주를 사들였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같은 해 3월 19일 7만2천552주(13만789원)를 시작으로 20일 3만3천826주(13만2천825원), 23일 15만561주(13만3천724원), 24일 2만9천770주(14만1천901주), 25일 1만7천50주(16만1천692원) 등 총 30만3천759주를 매수했다.

당시 주식 거래로 정 회장의 현대차 주식 수는 501만7천443주(지분율 1.81%)에서 559만8천776주(2.02%)로 증가했다. 또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를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주식 매수에 투입된 비용은 현대차 406억원, 현대모비스 411억원 등 총 817억원이다.

이후 현대차그룹 주식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급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이 주식을 매수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 가치는 2천400억원 수준으로 불었다. 1천700억원 가까운 시세 차익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 18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는 24만1천원, 현대모비스는 32만3천500원이다. 정 회장 매입 당시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살펴보면 현대차 주식은 243%, 현대모비스는 137%를 기록한 수치다.

정 회장이 주식 매수를 시작한 지난해 3월 19일은 현대차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날이다. 이날 정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 매수에 나섰던 것이 천문학적인 평가차익을 안겨준 셈이다.

정 회장이 해당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주식을 현금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향후 그룹 지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식의 존재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 회장은 이들 세 회사의 보유지분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 회장의 보유 지분은 현대차(2.62%), 기아차(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모비스(0.32%), 현대위아(1.95%), 이노션(2.00%), 현대오토에버(9.57%), 현대자동차우(298주·0.00%) 등이다. 지분 가치로 보면 현대글로비스가 1조6천억원 규모로 가장 크고, 현대차 1조3천500억원, 기아차 5천억원 규모다.

한편 정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 8일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애플이 전기차 생산 협력을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 관련주가 모두 급등한 효과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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