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vs 친원전] 삼중수소·감마핵종 검출…“안전성 문제” vs “문제될 거 없다”


월성원전 두고 안전성 문제 불거져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가장 큰 갈등 중 하나를 꼽으라면 ’탈원전 vs 친원전’이 포함된다.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월성원전 조기폐쇄에서 경제성 평가를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으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급기야 감사를 방해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 2명이 구속기소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정치권이 들썩였다. 야당은 “월성원전을 조기 폐쇄하기 위해 문재인정부가 의도적으로 경제성을 낮게 평가했다”며 연일 탈원전 정책을 정조준하고 있다. 여당은 “원전폐쇄 결정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주민 수용성, 안전성 등 다른 부분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맞받았다.

월성 원전에서 삼중수소와 감마 핵종이 검출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수원]

최근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가 누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도 전문가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친원전 학자들은 ‘멸치 1g’ ‘바나나 6개’ 등을 언급하며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 없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탈원전 측에서는 “삼중수소가 누출되고 핵종이 검출됐다는 것은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삼중수소와 관련된 서로 다른 입장=포항 MBC가 최근 월성원전 근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며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해 한국수력원자력은 설명자료를 통해 “한수원은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상시 모니터링하며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친원전 전문가들은 “월성원전에서 조사된 삼중수소는 멸치 1g, 바나나 6개를 먹는 것에 불과하다”며 별문제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삼중수소를 언급하면서 ‘멸치와 바나나’까지 등장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도 들끓었다. 국민의힘 측은 “(포항MBC의 보도는)최근 월성원전 관련 검찰의 수사에 물타기를 위한 하나의 보도”라며 깎아내린 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논평했다. 심지어 이번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몰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원전은 경제성, 주민 수용성과 함께 무엇보다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삼중수소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MBC, 한수원,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이번 삼중수소 논란과 관련해 어떤 의견을 내놓고 있는지 정리해 본다.

포항MBC:원전 구조상 방사성 물질은 안전을 위해 완전히 밀폐, 격리돼 지정된 설비를 제외하고는 검출돼서는 안 된다. 조사 결과 많게는 71만3000베크렐, 관리기준의 18배에 이르는 상당량의 삼중수소가 곳곳에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한수원: ‘원전 구조상 방사성 물질은 완전히 밀폐 격리돼 지정된 설비를 제외하고는 검출돼서는 안 된다’는 보도는 잘못됐다. 원자로격납건물도 124kPa에서 0.5%/day로 누설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최소 단위 원소로 배수로로 배수되는 물 중에 일정 수준의 삼중수소량(4만Bq/L 이하)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은 1만Bq/L이다.

71만3000베크렐이 검출됐다는 보도는 발전소 주변 지역이 아닌 원전 건물 내 특정 지점(멘홀 2)이다. 맨홀 2번에 항상 지하수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고요 있을 때가 있다. 물이 고여있으면 증발하는데 이때 삼중수소 농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71만 베크렐이 검출된 것은 이 때문이다. 맨홀 2번에서 일시적으로 검출된 것에 불과하다.

해당 지점의 관리 기준치는 없으며 발견 즉시 액체폐기물계통으로 회수해 절차에 따라 처리됐다. 터빈 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는 발전소 지하 가장 낮은 부분에 있어 각종 구조물 하부로 유입수를 모으는 기능을 한다. 이 물은 냉각해수와 합쳐져 배수구를 통하여 관리 기준치 4만Bq/L 대비 미미한 수준인 약 13.2Bq/L로 최종 배출되고 있다.

포항MBC가 보도하고 언급한 물은 액체폐기물 처리 전 삼중수소 농도로 최종 환경으로의 배출 관리기준(4만 Bq/L)의 18배에 이른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방사성 물질 누출은 사용후핵연료저장수조(SFB), 폐수지저장탱크(SRT), 액체폐기물저장탱크(LWT), 매설 배관, 사용후핵연료 방출조와 수용조 등 월성핵발전소 부지 내 모든 설비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수원이 작성한 ‘월성원전 부지 내 지하수 삼중수소 관리현황과 조치계획(2020년 6월 23일)을 보면 월성 1~2호기 매설 배관이 주변 지하수 관측정에서 리터 당 최대 2만82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매설 배관이 지나가는 다른 지점의 관측정보다 방사능이 최대 27.6배나 높은 수치다.

월성3호기도 문제다. 터빈 건물의 하부 배수관로에서는 리터 당 최대 71만 3000베크렐(Bq/L)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월성 1호기. [아이뉴스24 DB]

포항MBC:정부나 한수원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방사능 외에 실제로 훨씬 더 많은 방사능이 통제를 벗어나서 지금 방출되고 있다.

한수원: 한수원은 2019년 4월 터빈 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에서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직후인 2019년 4월부터 2020년 11월 정부 규제기관 등에 보고했다. 2019년 5월 안전협의회와 민간환경감시기구 등 지역주민에게 보고했다. 한수원은 원전 내 지하수 삼중수소를 지속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발전소 주변 지역 등지에 방사능 감시 설비를 설치했다. 실시간으로 방사능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까지 비계획적 유출이 확인된 것은 없다.

포항MBC: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월성원전 부지는 물론 원전 부지 바깥으로까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한수원: 지난해 환경 감시지점에서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 지역 가운데 나산, 울산, 경주 지역에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봉길 지역에서는 WHO(세계보건기구) 음용수 기준 1만Bq/L 대비 미미한 수준인 4.8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원전 부지 바깥으로 확산됐다고 판단되지 않는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정부와 한수원은 방사성 물질 지하누설에 따른 지역주민 영향을 조사하지 않고 있다. 삼중수소는 지하누설, 대기누설, 해양누설 등 여러 경로로 배출되고 있다. 한수원은 이와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국가 용역을 받아 수행한 ‘원전종사자와 주변 지역주민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핵발전소 주변 지역은 먼 거리에 있는 대조지역과 비교해 갑상선암이 2.5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 위험도가 2.5배 높은 것이다.

역학조사는 전문적 영역으로 이미 핵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의 질병 발생이 먼 거리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2.5배 많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정부와 한수원은 주민 이주대책, 방사성 물질 배출 저감 조치를 반드시 해야 한다. 울산 북구의 경우 이미 삼중수소 검출됐으며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포항MBC: 원자로별 삼중수소 최대 검출치는 관리기준의 8.8배에서 13.2배로 높게 나왔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부식이 많이 됐든 어떻든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 내벽에 바른 에폭시라이너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액체폐기물 처리 전 삼중수소 농도와 최종 환경으로의 배출기준(4만Bq/L)을 비교해 8.8배~13.2배 이상 관리 기준치를 넘겼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이다. 집수조 내 삼중수소 농도와 관련한 법적관리 기준은 없으며 방사선관리구역에서 수집되는 모든 물은 액체폐기물계통으로 이송해 처리하고 있다.

삼중수소 검출 원인은 조사 중이다. 누설 여부 판단 기준이 되는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으므로 사용후핵연료저장조 구조물(에폭시 라이너, 콘크리트) 건전성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포항MBC:월성 4호기에서는 감마핵종까지 검출됐다.

한수원: 월성4호기 사용후연료저장조 인근 집수조에서의 감마핵종 미량검출(3~10Bq/L) 원인은 2019년 5~6월에 있었던 사용후연료저장조 보수 공사 이전의 잔량으로 추정된다. 2019년 6월 보수 후 집수조 유입수에는 감마핵종이 검출되지 않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월성 4호기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SFB) 집수정에서 감마핵종까지 검출됐다. 한수원은 월성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주변에 2019년 1월 이후 지하수 감시 관측정 3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전문가들 의견을 보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와 매설배관 외에 지하에 설치된 폐수지저장탱크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보다 100배 많은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최대 3억2400만 베크렐(Bq/L)의 삼중수소 농도를 나타낸다고 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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