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모바일 게임 편중 현상 해소돼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달 진행된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후보로 오른 게임은 총 13종이었다. 이 중 모바일 게임은 11종에 달했고 PC와 콘솔 게임은 각 하나씩에 불과했다. 9종의 게임이 오른 인기상 후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를 제외하고는 8종이 모바일 게임이다.

'게임대상'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지는 이미 수 년이 지났다. 2019년에는 본상 후보 12종 중 9종이 모바일 게임이었고, 2018년에는 11종 중 10종이 모바일 게임이었다. 심지어 2018년에는 PC 부문 후보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2017년에도 10종 중 모바일 게임이 8종이나 됐고, 2016년에도 10종 중 7종이 모바일 게임이었다.

그나마 2017년 펍지의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2019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 PC 게임이 이따금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대상은 모바일 게임의 차지였다. 올해도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한 모바일 게임인 'V4'가 대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르며 게임대상의 중심에 섰다.

매년 모바일 게임이 부각되고 PC·콘솔 게임은 가물에 콩 나듯 한두개씩 나오는 실정이다. 모바일 게임에 지나치게 쏠린 한국 게임 시장의 현 주소를 게임대상이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8일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유일하게 콘솔 부문 본상 후보작으로 오른 라인게임즈 '베리드 스타즈'의 모습.

물론 모바일 게임의 득세는 자연스럽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86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6% 상승할 전망이다.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PC(22%)와 콘솔(29%)을 앞선다. 한국에서도 전체 게임 시장 중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46%로 가장 크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기에 게임사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내 게임시장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 주요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특히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출시에 치중하고 있으며 그렇게 점차 모바일 게임 중심의 시장은 가속화된다.

특히 분명히 다른 게임이지만 이용자들에게는 비슷하게 받아들여지는 개성 없는MMORPG 게임이 양산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편중 현상은 더욱 크게 체감된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용자들은 기대하지만 막상 플레이하면 예전에 해 봤던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곤 한다. 오죽하면 게임대상 주최측이 매년 대상 수상작을 선정하는데 확실한 후보가 없어 고민이 깊다는 얘기도 들릴 정도다.

국내 PC 게임의 매출 비중은 35.1%로 언뜻 나름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착시효과다. 대부분을 소수 게임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인기 게임은 뜨겁게 주목받고 있지만 이들의 흥행을 국내 PC 게임 전반이 살아나는 것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콘솔도 올해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열풍으로 '닌텐도 스위치' 구매가 급증했지만 이 역시 콘솔 게임 시장 전체의 활성화로 보기에는 모호하다.

PC나 콘솔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묘미는 모바일과는 다르다. 모바일보다 큰 화면이 주는 몰입감, 보다 압도적인 그래픽과 세밀한 조작감 등이 주는 특징적인 게임성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 중 모바일 이외의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것이 현실이다. 자연히 이용자들의 선택권은 제한된다. 시선이 계속 해외 게임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모바일로 쏠린 국내 게임사들의 포트폴리오는 그런 점에서 게이머들에게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주요 게임사들이 조금씩 모바일 이외 플랫폼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모두 콘솔 플랫폼 게임을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이며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우 내년 PC 신작도 예정돼 있다. 크래프톤 '엘리온', 펄어비스 '붉은사막' 등도 모바일 이외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대형 기대작들이다.

최근 불고 있는 '크로스 플랫폼' 열풍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게임사들은 향후 출시하는 기대작들에 대해 모바일 이외 여러 플랫폼을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다. 흔하게는 모바일과 PC의 멀티플랫폼 지원을 발표하고, 클라우드 게임 등 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진출을 선언하기도 한다. 글로벌 게임업체들이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상황에서 한국만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나타난다. 이런 움직임 속 현재의 모바일 게임 편중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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