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롭게 달리는 마을버스…'다큐멘터리 3일' 홍제동 개미마을 07번 버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승객수가 전년 대비 평균 35% 감소한 서울시 마을버스. 이에 서울시 마을버스 운수회사는 유례없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은 동네의 삶이 고스란히 새겨진 정류장을 따라 동네의 곁을 다정히 맴도는 서대문 07번 버스의 3일을 기록했다. 배우 손현주 씨는 마을버스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해서 내레이션에 참여, 마을버스에서 만난 이웃의 다양한 사연을 따뜻한 목소리로 전한다.

◆ 07번 버스의 선물

서울에 이런 버스가 다 있다니. 서대문 07번 마을버스는 정해진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마치 택시처럼 승객들이 원하는 위치에 승객들을 내려준다. 승객들이 서 있는 모든 공간이 정류장이 되는 셈이다. 승객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경조사를 묻기도 하고, 한동안 보이지 않는 승객의 안부를 걱정하기도 하며, 마을버스 속엔 따뜻한 정이 넘치는 대화가 가득하다.

카메라에 담긴 3일 동안의 마을버스는, 스쿨버스이자 구급차이자, 마을회관 같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맴돌았다. 갓난아기 때부터 민규를 봐왔다는 마을버스 변혁 기사는, 어느새 8살이 되어 등교하는 민규와 남다른 우정을 자랑한다.

마을버스 기사들은 거동이 불편한 동네 어르신들의 각종 심부름도 도맡아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 주민들은 버스 기사들의 이름과 사는 곳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 위태롭게 달리는 마을버스

서울시 마을버스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승객수가 전년 대비 평균 35% 감소했다. 서울시 마을버스 운수회사는 유례없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에 운행 횟수도 단축하고, 기사들의 무급 휴가와, 구조조정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다.

1966년도에 ‘시발택시’로 처음 기사 일을 시작하고, 55년 동안 계속 운전직을 하고 계신다는 이태용 기사. 기사라는 직업에 애정을 갖고, 평생을 운전기사로 살아온 사람들도 하나, 둘 정든 버스를 떠나야 한다.

“평생 불행하게 살았다, 이런 건 없고, 참 개미같이 일만 하고 살았다고 생각해요.” 이태용(77) 마을버스 기사의 말이다.

◆ 마을버스에서 만난 우리네 이웃

아침 6시에 출발하는 첫차에는 부지런히 일을 나가는 사람들이 탑승한다. 요양병원에서 5년 넘게 일했지만, 코로나19로 재계약이 불발되자,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는 요양보호사도 있다. 동네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어줄 수 있는 공간 마을버스. 6년째 마을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변혁 기사는 마을버스를, 움직이는 마을 회관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3일' 651회, '7번 버스의 선물 – 홍제동 마을버스 72시간'은 29일 밤 11시 5분에 KBS 2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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