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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톡] 집콕에 대박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옥수수깡 먹어보니


두 제품 모두 콘셉트 잘 살려…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되팔이'까지 나타나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제과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했다. 대대적 마케팅을 통해 신제품을 알리기는 어려워졌지만, '집콕' 트렌드가 부상하며 일부 제품은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오리온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과 농심 '옥수수깡'은 2014년 허니버터칩 이후 오랜만에 '대란'을 일으키며 흥행하고 있다. 곳곳에서 품절 소식이 이어졌고 온라인에는 '되팔이'까지 등장했다.

실제 오리온에 따르면 꼬북칩은 초코츄러스맛 출시 이후 월 매출 6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농심은 아직 옥수수깡의 월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꼬북칩에 버금가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과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꼬북칩 초코츄러스맛과 옥수수깡을 구해 봤다. [사진=이현석기자]
제과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꼬북칩 초코츄러스맛과 옥수수깡을 구해 봤다. [사진=이현석기자]

이에 지난 23일 저녁 두 제품을 직접 구해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서울역 서부(중림동)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총 10곳을 샅샅이 뒤져보기로 했다.

농심 옥수수깡은 세 번째로 들른 가게에서 구할 수 있었다. 또 총 10곳 중 6곳의 가게에 제품이 진열돼 있어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점주들 또한 비교적 발주 및 공급이 원활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상황이 달랐다. 콘스프맛과 달콩인절미맛 등 기존 상품들은 대부분 점포에 비치돼 있었지만, 초코츄러스맛을 진열해 둔 점포는 없었다. 총 10곳의 점포 중 마지막으로 들른 한 곳에 136g 대용량 제품 한 봉지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오랜만에 제품에 '반가움'을 느꼈다.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열풍은 점주들도 대부분 체감하고 있었다. 제품을 구한 슈퍼마켓의 점주 A(56·여) 씨는 "제품이 자주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들어온다 하더라도 하루면 다 나간다"며 "아이가 먹고 싶어 한다며 제품이 들어오면 챙겨놔 달라는 손님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되팔이 현상까지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사진=당근마켓 캡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되팔이 현상까지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사진=당근마켓 캡처]

이 같은 상황은 '되팔이' 현상으로도 이어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꼬북칩을 검색해 보니 하루에 최소 한 개 가량의 판매글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었다. 가격은 시중 대비 1.5배에서 2배 가량 비쌌다. 또 동네정보 카테고리에도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의 행방을 묻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당근마켓에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을 판매하고 있던 한 거래자는 "품귀현상이라는데 '이게 팔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글을 올려본 것"이라며 "실험 삼아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올려둔 것도 없지 않아 있는데, 실제 거래가 성사돼 한 봉지를 팔아본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제품을 구해 집으로 돌아와 시식을 진행했다. 시식은 옥수수깡을 먼저 먹어보고, 물로 입을 헹군 후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을 먹어봤다. 두 제품 모두 포장을 뜯자마자 진한 초코시나몬향과 옥수수향이 올라와 자신들의 '정체성'을 증명했다.

옥수수깡은 생김새부터 옥수수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어서 보다 흥미로웠다. 식감은 기존 '깡' 제품에 비해 두꺼워서인지 보다 '먹는 기분'이 났다. 맛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그린 자이언트' 류 옥수수 캔 제품과 비슷했다. 다만 크기가 크고 표면이 거칠어 녹여먹는 과정에서 입천장이 까질까 걱정되는 점은 아쉬웠다.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기존 꼬북칩과 유사한 형태라 친근했다. 맛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묵직한 느낌이었다. 깊은 초콜릿 맛을 바탕으로 다소간의 시나몬 향도 느껴졌고, 츄러스와 비슷한 느낌의 설탕 가루도 겉면에 뿌려져 있어 실제 츄러스를 먹는 느낌도 들었다.

오리온과 농심은 이들 신제품의 인기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수 년 간의 히트 신제품 부재라는 고민을 해결했음은 물론, 별도의 '고정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어서다. 이에 최대한 생산량을 늘려 수요에 맞춰 시장을 지속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제품 모두 각자의 '콘셉트'를 잘 살린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두 제품 모두 각자의 '콘셉트'를 잘 살린 모습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업계는 이들 제품의 인기가 '트렌드'와 '밈'을 잘 공략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집콕 트렌드 속 새로운 맛과 '테마파크형 체험'을 제공해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이 높은 인기를 끌었고, 옥수수깡은 가수 비로부터 촉발된 '깡 열풍'에 힘입어 신제품임에도 초반부터 시장에 잘 안착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이들 제품의 지금과 같은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섣불리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바라봤다. 과거 많은 제품들이 초반 품귀 현상을 겪을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미투 제품의 범람 속 결국 사라지거나 기존 제품군의 한 카테고리 수준의 성공에 안주한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꼬북칩 초코츄러스맛과 농심 옥수수깡은 히트 신제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제과업계에게는 희망적 사례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이라며 "유사 제품의 출시가 이어질 경우 지금과 같은 '품귀현상'이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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