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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2세경영 동국제약 권기범號…헬스케어그룹 시동


신성장동력 화장품 사업 품고 지배구조 구축도 마무리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 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동국제약은 인사돌, 마데카솔, 오라메디 등 제약업계 내 일반의약품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 곳의 지휘봉을 잡은 이는 권기범 부회장(53세)이다.

오너경영 2세인 권 부회장은 동국제약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권동일 회장이 2001년 별세한 이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회사 경영을 맡았다.

이듬해인 2002년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동국제약 대표(당시 부사장)를 맡아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3년 만인 2005년에 사장으로, 5년 뒤인 201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부친의 별세 이후 경영 승계를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잡았다. 권 부회장의 형제들은 모두 경영 일선을 떠나 제약과는 무관한 개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경영 2세인 권기범 부회장은 동국제약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권동일 회장이 2001년 별세한 이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회사 경영을 맡았다.  [동국제약]
오너경영 2세인 권기범 부회장은 동국제약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권동일 회장이 2001년 별세한 이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회사 경영을 맡았다. [동국제약]

권 부회장의 일반의약품 집중한 '뚝심 경영'은 동국제약의 흔들림 없는 경영의 하나로 꼽힌다. 다른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판매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일반의약품 비중이 높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권 부회장은 1967년생으로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이후 미국 덴버대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스탠포드대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2010~2012년 트라이엄(뉴욕대+런던정경대+HEC파리) EMBA 수료했다. 지난 1994년 8월 동국제약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꺼내든 사업 다각화 전략은 동국제약의 외형 성장을 이끈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5년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동국제약은 화장품 사업 첫해 1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 의약품 사업에 기능성 화장품 사업을 더 해 동국제약을 명실상부한 토탈 헬스케어그룹으로 만든다는 계획이 적중한 셈이다.

동국제약이 기능성화장품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에는 '국민 연고제' 마데카솔이 원동력이 됐다. 마데카솔의 주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을 화장품에 적용한 대표 상품이 센텔리안24의 마데카크림이다. 미용 기능에 치료 기능까지 더한 마데카크림이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1년 만에 100만 개나 팔렸다. 여기에 홈쇼핑, 드럭스토어 등 판매채널의 다각화 덕분에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마데카솔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의약품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으며 50여 년간 식물성 원료의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동국제약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담긴 제품으로 평가된다. 권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화장품 사업 시도는 주력사업으로 커지고 있다고 일각에선 평가한다. 의약품으로 단일화됐던 매출구조를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어서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권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동국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국제약은 최대주주가 권기범 외 6인(46.48%, 413만3천401주)에서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외 6인(46.47%, 420만3천916주)으로 변경됐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은 동국제약을 자회사로, 동국생명과학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비상장법인으로 권 부회장이 5만509주, 전체 지분의 50.8%를 갖고 있다. 권 부회장 자신을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동국제약의 실적은 권 부회장의 오너 경영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일반의약품(OTC) 사업부, 전문의약품(ETC) 사업부, 헬스케어사업부, 해외사업부, 자회사 동국생명과학 등 전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했다.

동국제약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376억 원, 매출액이 2천694억 원으로 각각 전년반기대비 27.5%와 16.5% 증가했다. 2분기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2억 원, 매출은 1천388억 원으로 각각 21.9%와 15% 성장했다.

권기범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화장품 사업 시도는 주력사업으로 커지고 있다. 의약품으로 단일화됐던 매출구조를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동국제약]
권기범 부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화장품 사업 시도는 주력사업으로 커지고 있다. 의약품으로 단일화됐던 매출구조를 늘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동국제약]

시장 일각에선 동국제약의 올 3분기에 최대실적을 내다보고 있다. 3분기 동국제약의 예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1천404억 원, 영업이익은 17.5% 늘어난 213억 원을 예상했다.

정홍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사업부별로는 헬스케어가 417억 원, OTC가 374억 원, ETC가 297억 원, 동국생명과학이 229억 원으로 전 사업부의 고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내년 기대요인은 화장품 사업의 중국진출과 직영 온라인몰, 생산능력 확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중국 마케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은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론 꾸준히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동국제약은 10대 제약사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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