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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韓 경제 큰 별 지다"…각계각층 막바지 애도 행렬(종합 2보)


구광모 등 범LG家·삼성 계열사 임원 등 빈소 찾아…신동빈 조문 여부 '오리무중'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서민지, 이현석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 사흘째인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저녁까지 끊이지 않았다.

유족은 지난 25일 이 회장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외부 조문·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으나, 이 회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자 하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져 26일부터 외부 조문을 제한적으로 받았다. 이 회장 빈소 내부 조문객은 50인 이하로 제한됐다.

장례식장 조문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일이 전자출입자명부(QR)를 입력해야 한다. 또 비공개 가족장이라는 방침에 따라 장례식장 로비 전광판에 이 회장 부고 알림도 공개되지 않았다.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은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서민지 기자]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를 찾은 구자열 LS그룹 회장 [사진=서민지 기자]

이날 오전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범LG가를 시작으로 정·재계, 문화·체육계, 주한 외국 대사들까지 빈소를 찾아 현장은 종일 분주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까지도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그룹 비서실에서도 신 회장의 조문 여부에 대해 끝까지 확인해주지 않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인물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으로, 오전 9시 47분께 빈소를 찾았다. 정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로, 40여 분간 유족들을 위로한 후 장례식장을 떠났다.

SK 창업주 조카이자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인 최철원 전 마이트앤메인(M&M) 대표도 이날 오전 9시 52분께 도착해 유족을 만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또 최 전 대표는 취재진에게 "정부가 국민장으로 (이건희 회장의) 장례를 치러주는 것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전 10시 38분쯤에는 구광모 LG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10여 분가량 조문을 마치고 나온 구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재계 어르신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빈소에서) 유족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LS그룹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오전 10시 19분쯤 동생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과 함께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빈소에 25분가량 머물다 나온 구자열 회장은 "좋은 곳에 가셨으리라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 외에도 황각규 전 롯데그룹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등이 오전 중에 빈소를 찾았다. 황 전 부회장은 이 회장에 대해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세계 경영을 했던 분께서 대한민국 경제를 어떻게 하면 잘 일굴 것인가에 대해 좋은 지표를 많이 말씀해주셨고 또 몸소 실천해주셨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황 전 부회장은 "대통령 순방 때 뵌 적이 있는데 그때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간접적으로 배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2시 20분께 빈소에 모습을 드러낸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가장 주목 받았다. 최 회장은 "고인과 특별한 관계나 만남은 없지만 존경과 추모의 마음으로 조문에 왔다"고 밝혔다.

또 최 회장은 빈소에 20여 분간 머물며 유족들에게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을 전한 후, 취재진들에게 "평소 기업 생활하며 (이 회장을) 계속 봐왔다"며 "고인은 탁월한 창의력, 혁신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끄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의 우리 경영인들에게 주신 가르침이 아주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서민지 기자]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서민지 기자]

지난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추도사를 전한 허창수 회장도 이날 오후 2시 35분께 빈소를 찾았다. 유족들을 만나고 8분여 후 나타난 허 회장은 취재진들에게 별 다른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허 회장은 추도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사업보국을 실천하신 기업인이셨다"며 "먼 곳으로 보내 드려야 한다니 가슴 속 깊숙이 느껴지는 비통함과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 회장이 걸었던 길은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초일류기업을 넘어 초일류국가를 향한 쉼없는 여정이었다"며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각고의 노력으로 변신을 통해 얼마든지 새 생명을 얻고 영속할 수 있다는 말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1시 56분께 빈소를 찾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도 이 회장을 두고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경제 강국 반열로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글로벌 TV 시장에서 일본을 앞서고, 모바일과 반도체 분야를 세계 강국으로 만드는데 선도적 역할도 하셨다"고 치켜세웠다.

김 회장은 "도전과 과감한 결단, 혁신 경영을 통해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꿔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했다"며 "경제인들이 오래 기억하고 추억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서민지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서민지 기자]

오후 3시 4분에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10여분간 조문을 한 후 취재진들에게 "오늘날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삼성의 역할은 다들 알 것"이라며 "그 중심에 고인이 계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회장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자제분들과 굉장히 친구처럼 지내고 있고, 그래서 제 부모님 느낌으로 맞이했다"며 "(이 회장을) 떠나보내니까 저도 충격이고 힘들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안에선) 간단하게 인사와 위로를 전해드리고 나왔다"며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고, 고인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저희도 있었다는 얘기를 지금 들으실 순 없지만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1~2시 사이에는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이 회장을 조문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훌륭한 분이 가셔서 답답하다"고 짧게 말했으나,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홍원표 SDS 사장은 조문 이후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육현표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았다. 원기찬 삼성전자 전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도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은 전날 모두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정계와 문화·체육계 인사들도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계에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국회의원과 권노갑 전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이홍구 전 국무총리, 송철호 울산시장과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조문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오후 3시 5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40분가량 빈소에 머물다 나온 박 장관은 "사람마다 마침표의 크기는 다르긴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한 번쯤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님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기업 삼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30여 년 전에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그 통찰력이 결국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통찰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삼성 저격수'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에 대해서는 "재벌 개혁은 잊혀서는 안 되는 화두"라며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이 외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전 야구선수 박찬호 씨, 피아니스트 조성진·백건우 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도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주한 헝가리·독일·네덜란드·베트남 대사 등도 빈소를 찾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오후 8시께 장례식장에 들러 유족들을 위로했다.

정경화 씨는 "이 회장은 아주 거장이고, 이 나라에 자신감을 줬다"며 "국제 어디를 나가더라도 '내가 한국인이다' 이런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의 발인은 오는 28일로, 정확한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장지는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내 삼성 선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사진=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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