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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號 14년] 아픈 손가락 신사업…부츠·삐에로 이어 제주소주 매각설


수익성 개선 위한 영역 축소 성공적 진행…제주소주 매각설 지속 제기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4년이 지났다.

정 부회장은 적극적 외부 소통과 신사업 확장 드라이브를 걸며 자신이 맡고 있는 이마트를 반석 위에 올려놨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수익성 기반의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단행한 이마트 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을 함께 맡겼다. 강 대표는 취임 1년만에 이마트 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이마트가 사업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마지막 '아픈 손가락' 제주소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사업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정용진 부회장의 마지막 '아픈 손가락' 제주소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 부회장은 강 대표 선임 이후 지속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심차게 신사업으로 론칭했지만 지속적 실적 부진 속 '아픈 손가락'이 됐던 '삐에로쇼핑'과 '부츠'의 문을 닫은 것이 그 첫 번째 사례다.

삐에로쇼핑은 지난 2018년 론칭될 때만 하더라도 시중에 화제를 몰고 왔던 브랜드다. 매장 확장도 공격적으로 진행해 1년 남짓한 시간에 9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하지만 점포가 핵심 상권마다 위치하고 있어 가중되는 임대료 부담과 초반 흥행세가 다소 꺾임에 따라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빠진 결과 지난 5월 모든 매장의 문을 닫았다.

삐에로쑈핑은 개점 직후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사진=이마트]
삐에로쑈핑은 개점 직후 많은 화제를 모았지만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사진=이마트]

또 하나의 신사업 영역이었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부츠도 삐에로쇼핑과 같은 결과를 맞았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H&B스토어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리브영, 롭스, 랄라블라 등 기존 H&B스토어 시장 강자에 비해 규모 및 상품 라인업 등에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부츠는 이를 넘어서지 못하고 론칭 3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마트는 반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과 노브랜드에는 확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 시장에서 철수한 삐에로쇼핑, 부츠와 달리 일렉트로마트는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그 결과 이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개선된 사업 구조에 힘입어 견조한 상반기 실적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특히 9월에는 1조4천4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6%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통해 가정 채널을 공략하고자 했지만, 맥주와 와인 등 기존 주류에 밀려 성공하지 못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제주소주를 통해 가정 채널을 공략하고자 했지만, 맥주와 와인 등 기존 주류에 밀려 성공하지 못했다. [사진=이마트]

이에 업계의 시선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정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 제주소주에 쏠리고 있다. 제주소주는 한라산과 함께 제주 지역을 대표하던 지역 소주로 지난 2016년 이마트에 합류했으며, 2017년 '푸른밤'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당초 이마트는 푸른밤을 '가정용 소주'로 육성하려는 방침이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이 장악하고 있는 유흥 시장에의 도전을 잠시 미루고 '유통 채널'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가정 시장에서의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맥주와 와인 등에 집중돼 있는 가정 시장의 주류 수요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그 결과 제주소주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매출은 이마트 합류 전인 2016년 2억 원에서 지난해 48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19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더 크게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이마트는 제주소주에 6번, 67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이유로 시장에서는 꾸준하게 제주소주의 재매각설을 제기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속적으로 매각 가능성을 부인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이마트의 사업 구조조정이 성공을 이어감에 따라 이 같은 입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익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사업 전략을 확장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급격히 바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마트가 지속적으로 '군살 빼기'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제주소주의 매각 가능성도 제법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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