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넷플릭스, 한국에 망이용료 낼 필요없다


OCA 프로그램 통해 ISP 트래픽 경감시키고 있다 항변…세부사항은 '모르쇠'

[아이뉴스24 김문기, 윤지혜 기자] 넷플릭스가 한국에 망이용료를 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픈 커넥트 프로그램(OCA)를 통해 충분히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트래픽 부담을 줄여주고 있기 때문에 해외와 마찬가지로 망이용료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세부 내용과 관련해서는 영업기밀과 계약상 비밀유지로 인해 밝힐 수 없다고 관련 답변을 회피하면서 의원들의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정책팀장에게 한국에서의 망사용료 지급과 세금 문제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다만, 연주환 팀장은 국내에서 ISP가 요구하는 망사용료 지급 필요성에 대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정책팀장 [사진=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캡처]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지난해 11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협상이 난항을 겪자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정을 신청했으나 지난 4월 넷플릭스가 재정 도중 법원에 망 이용료를 낼 수 없다며 '채무부존재의 소'를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행정기관의 중재를 무시하고 법원으로 직행한 이례적 사례라는데 주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역시 부정하지 않았다. 연주환 팀장은 "SK브로드밴드가 방통위에 재정절차를 신청해서 수개월 정도 성실하게 이부분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으나 궁극적으로는 저희 입장에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변 의원은 "재정 관련해 넷플릭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마지막 단계인 사법적 판단을 받자고 한 것으로 핵심은 망이용료를 낼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으나 연 팀장은 "그 부분에 대해 법원에서 판단을 빨리 받고자 함"이라고 반복했다.

양정숙 의원도 SK브로드밴드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망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도 연 팀장은 "네, 채무부존재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이 해외에서 망 이용료를 내고 있는 넷플릭스가 국내서는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내 ISP가 요구하는 망사용료를 지급하는 곳은 (전세계에 어디에도) 없다고 알고 있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국내 ISP가 요구하는' 이라는 단서를 달아 한국의 요구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제한해놓은 후 해외 다른 국가의 계약과는 거리를 두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를 비교하기 위한 의원들의 질문에는 ISP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영업상 비밀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답을 아꼈다.

◆ OCA로 ISP 트래픽 경감 기여해 vs 망사용료 회피 위한 자구책일뿐

이같은 망사용료 지급 여부와 관련해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 대신 오픈커넥트프로그램(OCA)를 통해 ISP의 트래픽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고 항변했다. OCA란 전세계 통신사 네트워크에 캐시서버를 설치해 이용자들이 즐기는 콘텐츠를 새벽 시간대 미리 저장해두는 일종의 넷플릭스형 '새벽배송' 프로그램이다.

넷플릭스가 1조원을 들여 자체적인 해외망을 통해 설치한 캐시서버에 콘텐츠를 운반해주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ISP의 트래픽 부담을 경감시켜줘 망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명분으로 쓰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OCA를 설치하고는 있으나 이는 넷플릭스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체적인 전략하에 이뤄지는 사업일뿐이며,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것까지는 비용 부담하나 임대료나 유지비용 등은 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캐시서버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로는 ISP망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망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어 역차별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이같은 구조는 해외 사업자가 유발한 트래픽에 대한 부담을 국내 CP와 ISP가 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IPTV 사업자 중 최초로 계약을 맺은 LG유플러스에 캐시서버의 위치와 운영주체, 관리인력 등에 대해 물었으나 연 팀장은 "이 자리에서 밝히기 어렵다", "OCA는 한국에 국한된 프로그램이 아니고 전세계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국내외 담당 유관팀과 협업하고 있다", "송구스럽지만 담당자가 아니다"라고 모호한 답을 이어갔다.

윤 의원은 "사람들이 많은 주문을 해서 고속도로(망)에 차가 밀리고 있는데 다른 사업자가 달릴 수 없게 되는데도 그 트래픽을 유발한 사업자가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OCA가 있기 때문에 망이용료를 낼 수없다는 것은 트래픽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성실한 세금납부에 대한 당부도 따랐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넷플릭스는 올해 9월 기준 카드등록 기준 462만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는데, 통신사와 애플 아이튠즈 등을 통해 가입한 이용자만 해도 500만명 수준인데 이는 1년에 6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래픽 발생량도 많은데 망이용료도 안내고 세금도 거의 안낸다"고 지적했다.

연 팀장은 "국내 법에 따라 모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라고 답했으나 박 의원은 유한회사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에 대한 세금만을 내는 것이고,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서는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국내에서 이러저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얻는 수익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냈으면 한다"라며, "잘 정리해서 본사와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넷플릭스가 국내서 벌어 들이는 수익만큼 콘텐츠 생태계와 일자리 장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 의원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라고 한다면 사후서비스나 준법경영도, 사회경영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내 진출해서 많은 수익을 내고 있으나 콘텐츠 기여는 결국 본인들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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