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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먹거리 찾는 중견사 ②] 호반건설 후계자 김대헌 대표, 신사업 진두지휘


액셀러레이터 법인 통해 스타트업 투자…'호반 AMC' 리츠 설립 개발 사업 진출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 [사진=호반건설]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 [사진=호반건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시공순위 12위 호반건설의 신사업 진출 확장세가 무섭다. 건설업계 신기술을 보유한 프롭테크 벤처·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 동시에 리츠를 설립,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등 어려워진 업황에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2020 시공능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올해 시평액 3조5천29억원으로 12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위에서 소폭 하락했으나, 주력사업인 주택건설과 신사업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보폭 확대로 탑10 재진입이 기대된다.

특히, 김상열 호반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대표 주도로 신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는 호반건설그룹의 지주사격인 호반건설 지분 54.7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상열 회장이 10.51%, 부인 우현희씨가 10.8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건설업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단순 주택 시공과 분양만으로 업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지자,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호반써밋', '베르디움' 등 자사의 주거 브랜드를 내세워 주택사업에 몰두했으나, 최근 프롭테크 업체 투자에 이어 4차산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액셀러레이터 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호반건설은 지난 6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보유한 '플럭시티'와 투자 약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플럭시티'는 도시, 건물 3차원 가상화 모델링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빌딩 통합관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실제 공간을 컴퓨터상에서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은 지난해 2월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전문적으로 벤처 투자에 나섰다. '플랜에이치벤처스'의 주요 투자 대상은 호반건설 라이프플랫폼 사업과 연계 가능한 기술력을 지닌 초기 스타트업이다.

도심형 스마트팜 업체 '쎄슬프라이머스'와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 업체 'CVT', 디지털트윈기술 '플럭시티', 프롭테크 기업 '텐일레븐', '지인플러스' 등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아파트 브랜드 '호반써밋'과 '베르디움'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플랜에이치를 통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투자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호반건설은 도시와 주택 등 미래의 모든 공간에 삶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지난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 CI.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지난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 CI. [사진=호반건설]

또 호반건설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협약을 실시했다. 양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사업예측 서비스 구축 ▲MS 365 기반의 스마트 워크플레이스 프로그램 지원 ▲단계별 효과에 따른 로드맵 수립 ▲협력 분야별 유관 레퍼런스 사례와 최신 IT 트렌드 정보 공유 등을 함께 추진한다.

과감한 신사업 추진으로 IPO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호반건설은 올해 3월 상장 준비 일환으로 1만 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마쳤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수는 기존 276만5천696주에서 5천531만3천920주로 20배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과 장기화로 인해 호반건설은 액면분할 다음달인 4월 IPO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유가증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게 되자 숨 고르기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IPO 준비가 중단된 이후에도 꾸준히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며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호반은 최근 김 대표 주도로 '리츠(REITs, 부동산 투자신탁)'를 활용한 개발사업에도 발을 내딛었다. 리츠는 부동산 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간접투자기구로,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관련 유가증권에 투자·운용해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한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리츠 시장의 시가총액은 2조달러(2천347조6천억 원) 규모로 전세게 GDP의 2.6%를 차지한다. 글로벌 리츠 시가총액의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64%로 가장 높고, ▲일본(8%) ▲호주(5%) ▲영국(4%) ▲싱가포르(4%) 등이 뒤를 잇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2조원에 불과하나, 지난 2018년 발표된 '공모·상장 리츠 활성화 방안'에 따라 고성장이 기대된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은 오는 2022년 17조원, 2025년 46조원, 2030년 128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올해 초 자산관리회사 '호반AMC'를 설립하고, 지난 6월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자본금은 70억원으로 리츠 자산의 투자·운용을 위한 법인이다. 내달 국토부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인 리츠는 전세계에 800개 이상 상장돼 있다"며 "45년간 꾸준한 배당 수익과 장기 시세 차익 뿐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오며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의 투자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아파트와 오피스, 리테일 등에 머물지 않고,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물류센터까지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비교적 낮아 투자 자산에 리츠를 추가할 경우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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