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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마디에…희비 갈리는 미 IT기업 CEO


'지지자' 래리 엘리슨 반시이익- '눈엣가시' 제프 베조스 역풍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미국 IT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기업은 밀어주고, '찍힌' 기업은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치적 결정에 미국 기업들마저 울고 웃는 양상이다.

중국 동영상 앱 '틱톡'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중국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바이트댄스는 미국 기업인 오라클·월마트와 합작 법인(틱톡 글로벌)을 신설하는 것으로 사태를 정리하고 있다. 다만 틱톡 글로벌의 지분 관계 등 소유권 문제로 이번 거래 승인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이번 거래가 승인된다고 해도 미국의 보안 우려가 불식될 지는 미지수이나, 오라클에는 이번 거래가 '분명한 이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내 사용자만 1억명에 달하는 틱톡의 시스템을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의 강자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에 한참 못 미치는 후발주자다.

오라클 입장에서는 틱톡을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운영할 수 있다면 당장의 매출 확대 뿐 아니라 젊은 층에 인기인 앱을 고객사로 보유하는 '후광효과'도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인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에게 선물을 안겨줬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위한 모금 행사를 연 바 있다.

공교롭게 틱톡보다 먼저 '중국 스파이' 앱 취급을 받은 화상회의 앱 '줌'도 오라클 클라우드를 도입하며 논란이 사그라들었다. 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사용자가 가장 빠르고 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라클은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틱톡의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이 오라클 클라우드에서 문제없이 관리된다면 오라클 클라우드의 우수한 보안성과 확장성이 동시에 증명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사진=오라클]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사진=오라클]

반면 아마존은 지난해 약 12조원 규모의 미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을 놓쳤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강력한 수주 후보로 꼽혀온 사업이다. AWS는 전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이다.

아마존은 '트럼프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MS나 오라클, IBM 등 다른 회사들로부터 불평을 들었다"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서 사업자 선정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 뒤 아마존은 탈락했다. 결과적으로는 MS를 밀어준 셈이다. M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를 가장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2위 사업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싣는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과거 아마존의 시장 독점 문제를 제기하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베조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현재 아마존이 법원에 낸 사업 중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사업자 선정 절차는 중단된 상태지만, 국방부는 MS를 사업자로 선정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신저 앱 '위챗'을 서비스하는 텐센트 제재에도 나섰다. 그러나 위챗을 제한할 경우 당장 미국 기업 애플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삭제되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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