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클라우드 게임으로 영역 확장…게임사들은 '글쎄'


빅3 등 주요 게임사 관망…찻잔 속 태풍 되나

이통3사 클라우드 게임 중 유일하게 간판 게임으로 입점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사진은 1년 전 SK텔레콤과 MS의 클라우드 게임 발표회 당시 공개된 시연 버전.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이동통신 3사가 해외 파트너사와 함께 클라우드 게임을 5세대 통신(5G) 킬러 콘텐츠로 적극 내세우고 있지만 국내 '빅3' 등 주요 게임사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이 국내에서는 비주류에 해당되는 PC 패키지 및 콘솔 게임 중심인 데다 온라인 기반 게임을 서비스하더라도 큰 이득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클라우드 게임의 고질적 문제인 입력 지연 현상도 이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유다. 클라우드 게임이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지, 혹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주목된다.

17일 게임업계에 이통 3사가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일제히 내놓으면서 관련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1년간 베타 서비스로 제공해온 '5GX 클라우드 게임'을 정식 상용서비스로 전환한다.

KT는 지난달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게임박스'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구독형 모델로 KT가 월 9천9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다음으로 LG유플러스(1만2천900원), SK텔레콤(1만6천700원) 순이다. 이들 3사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타사 고객에도 개방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이통 3사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게임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빅3를 비롯한 대형 게임사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눈치인 것. 실제로 펄어비스 '검은사막'과 KT와 제휴를 맺고 인디 게임 위주로 입점한 스마일게이트 정도를 제외하면 이통 3사 신규 서비스 참여에 적극적인 게임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게임사들의 이 같은 반응은 수익성과도 무관치 않다. 게임은 무료 제공하고 아이템 판매 위주로 매출을 올리는 사업 방식과 월 구독 형태로 게임을 유료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과는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이나 PC 패키지 게임의 경우 클라우드 게임 입점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인터넷 접속이 필요한 PC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은 그리 큰 이익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때 데이터를 소진하지 않거나 저사양 기기에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나 게임사들의 온라인 네트워크 기술력이 상당한 만큼 굳이 이통사와 손잡지 않고 이를 자체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을 굳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 입점해 이용자층을 분산시킬 필요가 없다"며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게임은 대부분 싱글 기반 콘솔 게임"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게임의 시장 안착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구글]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주요 게임사들의 접근을 방해하는 요소다. 여전히 많은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으로 일인칭슈팅(FPS)이나 액션 장르와 같은 순간적인 조작이 중요한 게임을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클라우드 서버 등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읽어오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여전히 입력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최근 SNS를 통해 "통신사의 경쟁적인 클라우드 게임 출시에도 불구하고 한국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클라우드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이용자에 대한 편익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 현재 서비스되는 모바일게임이나 PC온라인 게임을 넘어서는, 클라우드 게임만이 가질 수 있는 호소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게임이 먼저 등장한 해외에서도 반응은 신통치 않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던 주요 IT 기업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부족한 콘텐츠와 지연 현상으로 활성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다만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올해 5억5천800만 달러(약 6천500억원)에서 2023년 48억달러(약 5조6천400억원)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태동하면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 학회장은 '향후 장기적으로 국내를 넘어 스팀 클라우드 플레이, 구글 스태디아 등 클라우드 기반 게임이 확산될 때 앱스토어, 구글플레이를 넘어 또 한번의 '게임 플랫폼 전쟁'으로 갈 수 있다"며 "이는 국내 게임사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클라우드 게임이 확산되고 주력 플랫폼이 되면 이미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듯 개별 게임사의 파워는 지금보다 현저하게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포토뉴스